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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간판은 타운만의 문화'

[LA중앙일보] 발행 2019/03/05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3/04 20:23

주류인터넷매체서 심층보도
"지역번호 뺀 7자리 전화번호
80년대 간판 비싸 아끼려던 것"

한인타운의 각종 한글 간판들.사진은 특정기사와 관계없음. 김상진 기자

한인타운의 각종 한글 간판들.사진은 특정기사와 관계없음. 김상진 기자

25년 전 웨스턴 애비뉴의 한 지역에서 이발소를 시작한 전인갑씨. 건물 외관에는 '153 이발소'라는 간판이 크게 걸려있고, 이발소 이름 아래에는 지역번호가 없는 전화번호 7자리가 적혀 있다.

수많은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 웨스턴백화점의 외관에도 지역번호 없이 7자리의 전화번호만 적혀있는 간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옥외 간판을 살펴보면 사업명과 전화번호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LA한인타운 내 상점 간판 중에는 전화번호 10자리가 모두 적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재 LA 지역번호는 구간에 따라 '213'과 '323'으로 나뉘어 사용하고 있는데, 지역번호가 안내되지 않으면 고객들이 불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번호가 명시돼 있지 않은 간판은 여전히 많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상인들은 '굳이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A한인타운에서 오랜기간 영업을 해온 '153이발소'의 이발사 전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지역번호가 213, 323 두 개로 나뉘어졌지만 몇년 전 까지만 해도 213 하나로 통일돼 있었다"면서 "굳이 213을 쓰지 않아도 손님들이 다 알기 때문에 전화번호 10자리를 다 적기에 공간이 부족한 경우 뒤 7자리만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80~90년대에는 이제 막 미국으로 이민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도 많았다"면서 "나도 간판이 비싸 원래 있던 간판에서 '송'만 떼어 버리고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씨에 따르면, 손님들은 전화번호를 보고 가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입소문, 상호명으로 찾기 때문에 한인타운에서 장기간 업소를 운영한 분들은 간판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L.A.타코'에서는 이와같은 한인타운 간판의 모습을 독특하면서도 한인타운 만의 멋이 느껴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2년에 지어진 웨스턴백화점의 토니 최 대표는 건물 외관에 걸린 간판 중 지역번호가 빠진 것이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최씨는 "수많은 간판이 걸려있지만, 지역번호의 유무에 큰 신경을 써본 적이 없다"면서 "실제로 그로 인한 민원제기라든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25년 간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윌셔 불러바드 선상의 '가위소리' 세라 김 원장은 "간판 보다는 입소문이 나서 많은 고객들이 계속 오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간판을 바꾸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153 이발소 전씨 역시 "수십년 간 한 모습을 이어온 간판이야 말로 한인타운의 역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물건일 것"이라면서 "나의 이민 첫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자 LA한인타운의 역사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인 만큼 앞으로도 간판의 예스러움을 고스란히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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