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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스토리] LA한인타운 첫 배달업체 JQS 이종학 대표

'한국식 배달' 미국서도 통했다
9년전 오토바이로 시작
'문 앞까지 배달'로 승부
현재 타운업소 120곳 독점
12명 직원 다 잘 사는게 꿈

"배달업 시작하고 9년 동안 8번 차를 바꿨어요. 초창기엔 매달 엔진오일을 갈 정도였으니까요. 저 혼자 배달업으로 움직인 거리가 60만 마일이 넘는답니다. 하하하."

사진= 김상진 기자

사진= 김상진 기자

직원이 12명이나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직접 배달을 뛴다는 JQS 이종학 대표(34·사진). 인터뷰 동안에도 이씨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끊임이 없었다. 이씨의 흰색 도요타 프리우스는 세차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맸다.

이씨가 배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히 자장면을 배달하는 장면을 보면서였다. 무허가 택시가 음식을 배달하는 것도 놀라운데 손님이 직접 배달 음식을 가지러 아파트에서 건물 밖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신기했다. 여기에 팁까지 쥐여주는 상황은 20여 년 한국에서 살아온 이씨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걸 내가 문 앞까지 올려다 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한국에선 당연한 거잖아요."



처음엔 '조이스 퀵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2010년 당시 중국집과 식당 3~4군데를 제외하곤 배달을 하는 곳이 없었고 그로부터 5년 동안은 배달업이 성행하지 않았다. 이씨는 "이 업계 문화를 내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배달이 필요한 고객에겐 어디든 달려갔다"고 말했다.

JQS가 배달 독점계약을 맺은 타운 내 식당은 80여 곳이다. 기타 다른 업종까지 합하면 약 120곳에 이른다. 하루 평균 200건 이상을 배달할 정도니 매출도 쏠쏠한 편이다. 하지만 처음 배달사업을 시작했을 땐 지금처럼 상황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씨는 2010년 유학으로 미국을 왔다가 갑작스레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6개월 만에 배달업에 뛰어들었다. 렌트비 내기 어려워 차에서 먹고 자고 할 정도였다고. 게다가 처음엔 차 없이 오토바이로 배달을 시작해 과속방지턱에 걸려 국물을 쏟기도 수십 번. 당시 속상했던 마음은 이씨에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아픔이다.

진상 손님과의 신경전은 배달업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씨가 꼽은 최악의 진상손님은 '술에 취해 돈이 없다며 배달비를 주지 않는 경우'였다. 막무가내로 나오면 배달 직원은 결국 배달한 음식을 다시 식당에 반납해야만 한다.

이 밖에도 '집에 없는데도 배달을 주문하는 고객', '현금을 작은 액수로 쪼개주면서 배달 직원이 헷갈리도록 만드는 고객', '예전에 살던 주소로 잘못 알려주는 손님' 등의 경우도 진상 손님의 대표적 예로 꼽혔다.

배달업을 10년 가까이 하다 보니 길 찾는 노하우도 남다르다. 직원들에게 절대 내비게이션을 믿지 말라고 한다. 대신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하는 교육을 직접 전수한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는 지난 2016년 LA한인타운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오는 30일은 JQS 개업 9년이 되는 날이다. 늘 성실함을 잃지 않고 고객과의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JQS가 성공한 비결이다. 지금도 이씨는 고객 업소 중 내세우는 독점 메뉴가 있다면 비슷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매장과는 거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탄탄한 단골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년 10주년 이벤트도 벌써 구상중이다. 이씨는 "특정일 하루동안 한 가정당 한 건의 배달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내걸 계획"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JQS 대표로서 이씨가 바라는 현재 희망은 단 한가지. 12명 정직원이 모두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길 바라는 것이다. "저도 힘들어봤잖아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힘든 일인데 직원들이 모두 자기 일처럼 열심히 뛰어 줘요. 그들의 가정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가장으로서 어깨 펼 수 있는 그런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겁니다. 그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이잖아요?"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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