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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무궁화…우리나라 꽃

권병국 / 시인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우리나라 동요다.

필자가 초등학교 소년시절 이 동요를 노래 했으니 이 동요가 지어진 시기가 약 70년 전 정도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몇 일전 이제 여섯살 된 막내 손녀가 이 동요를 재미있게 노래하는 것을 듣고 진실로 소스라치게 놀란 사실이 있다. 이곳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유치원 교육을 받았고, 금년 9월 초등학교 1학년 여섯살 배기의 입에서 정확한 발음과 음정으로 '무궁화'를 노래하니 놀라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도 신기해서 "그 다음도 할 수 있니…?"하니 "네. 피었네… 피었네… 우리 나라 꽃…"하면서 2절까지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여섯살 손녀가 어떻게 이 동요를 노래 할 수 있었는지 그 사연을 알아봤다. 어느 날 할머니와 함께 인근에 나가 산책하던 중 어느 집 담장 넘어로 피어있는 보라색 무궁화를 보고 "할머니! 저 꽃 무슨 꽃이야?" "음… 저 꽃은 무궁화라는 우리 코리아 꽃이란다. 한국, 우리나라 꽃이야." "엉? 그런데 왜 우리나라 꽃이 미국에 와 있어? 우리나라 꽃은 또 뭐야?" 할머니는 당황했다. "응… 저 꽃이 무궁화 꽃인데…" 거기에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의 설명을 할머니도 쉽게 풀이 할 수 없었다. 또 우리나라 꽃이 왜 미국에 와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설명이 난해했다. 그 때 할머니는 바로 소녀시절 배웠던 무궁화 동요가 생각 났다고 한다. "무궁화 꽃은 우리나라에서는 노래도 있단다." "어떻게 하는거야?" 그래서 할머니는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하며 노래를 해주니 "아… 그거 재미있다. 가르쳐줘." 그래서 손녀딸이 따라서 배웠고, 심심하면 무궁화를 노래하게 된 것이다.

어제 아침 필자는 외출 중 어느 집 담장 사이로 환하게 피어있는 보라색.분홍색과 좀 특이한 백색 무궁화를 봤다. 한 집 건너 무궁화가 만발해 의젓한 모습으로 "당신 한국사람이네" 하면서 손짓을 하는듯 했다. "그래… 사실 미국에 살면서 오며가며 철이 되면 피어나는 무궁화를 보면서도 "무궁화네"하며 지나쳤던 무관심이 이 순간 왠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래, 미안해… 내 어렸을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하며 소년시절을 보낼 때 봄.여름.가을 만발했던 내 모습을 봤는데, 오늘 너의 모습은 한국인의 품위를 상징하듯 진실로 아름답고 의젓해 보기가 참 좋구나. 또 애국가를 제창하며 후렴에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하며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은 지금도 여전하단다."



그렇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화(國花)로서 민족의 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상징 태극기와 애국가 그리고 무궁화는 민족의 어려운 고비마다 힘과 용기를 주며, 어느 때는 가슴이 울컥해지고 가슴이 찡해져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삼켰던 나라와 민족의 서사시 이기도 하다. 무궁화는 한반도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뉴욕과 뉴저지의 지구상 위도가 같은 위치에 있어 아마 이곳에서도 무궁화가 피는 듯 하다. 아름다운 무궁화는 우리나라 보다도 색상도 여러가지이며 대형 무궁화는 보기에 너무나 아름답다. 시기적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부터 무궁화가 전수돼 한반도에 서식 됐는지, 무궁화는 분명 우리나라 꽃으로 영원불멸 무궁하다. 우리는 지금 조국의 모든 풍문과 전통, 역사 등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무궁화 동요가 조국을 모르는 손녀딸의 입에서 노래 불러지는 것에서 왠지 소년시절 조국의 옛 모습을 되살리고 이제 잊혀져가는 민족의 업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지 크게 감명 받았다. 우리는 어려운 이민자 생활 속에서도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와 애국가 그리고 우리나라 꽃 무궁화에 대한 민족의 의식을 후세들에게 전수해 조국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하며 내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인가를 항상 가슴에 묻고 살아가도록 깊이 심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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