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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혀에 베인 공화 주자들 "저 입 좀 제발"

토론회서 부처 이름 까먹은 페리
"IQ 검사 받아야" 모욕받고 사퇴
"표결 상습 불참" 루비오 약점 공격
피오리나에겐 "HP 말아먹었다"

아픈 곳을 후벼 파는 도널드 트럼프의 입심 때문에 공화당 경쟁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막말 선거운동의 달인인 트럼프가 주자들의 약점을 짚어내 이를 공론화하며 트럼프의 창을 맞는 공화당 주자들마다 상처를 입는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힘을 쓰지 못하자 부시를 대신할 공화당 주류의 기대주로 주목받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공격에 수세에 몰렸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자체 분석에서 공화당 1위 예상 후보로 올려놓은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가 꺼내 든 '표결 상습 불참'으로 25일에도 진땀을 뺐다. CNN에 출연했다가 "휴가 때문에 표결에 불참한 게 아니다"라며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가 "루비오의 표결 참여 기록은 최악"이라고 공개한 뒤 루비오 의원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는 지난 4월 13일 출마 선언 후 59차례나 의회 표결에 불참했다. NBC 뉴스는 "투표하기 싫으면 상원의원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루비오 의원의 과거 발언까지 찾아내 말과 다른 행동을 비판했다. 루비오 의원은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코알라에 비교되는 수모도 겪었다.

트럼프는 25일 이라크전을 거론하며 부지 전 주지사를 곤혹스럽게 했다. 트럼프는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이나 무아마르 카다피가 권좌에 있었으면 세계가 더 나아졌을 게 100%"라고 주장했다. "이라크와 리비아를 봐라. 예전엔 거기에 테러리스트가 없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부시 전 주지사의 형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이뤄진 이라크전을 "최악의 결정"으로 비난해 왔다. 현재는 이라크전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여론이 다수라 부시 전 주지사는 형의 전쟁을 놓고 비난도 옹호도 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그 전날엔 "나는 장로교도인데 제7일안식일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며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벤 카슨의 종교를 이슈화했다. 카슨은 제7일안식재림교의 교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카슨은 신앙을 자주 언급했지만 그의 구체적인 종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에겐 모욕을 줬다. 페리 전 주지사는 2011년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 도중 "대통령이 되면 부처 3곳을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부처 이름을 까먹는 대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그런 페리에게 트럼프는 "(이번엔) 토론회에 나오기 전에 IQ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쐈다. 페리는 결국 조기 사퇴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공화당의 2차 TV토론 후 자신의 저격수로 뜬 칼리 피오리나를 향해선 과거 전력을 들춰내 융단 폭격했다. "휼렛패커드와 루슨트테크놀로지를 사실상 말아먹었다", "캘리포니아 상원 선거에서 진 사람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리가 없다"고 했다. 피오리나는 휼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 시절인 2005년 실적 부진으로 해임됐고, 2010년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패배했던 게 약점이다.

트럼프의 선거 기법은 거친 주장이나 막말로 이슈를 만들어 여론의 관심을 계속 확보하고 충성층을 만들어 가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화당 주자들의 약점을 파헤치며 공화당의 전체 전력을 약화시키는 후유증도 가져오고 있다. 부시 전 주지사의 이라크전 논란이나 루비오 의원의 표결 불참은 향후 민주당에게 공격 호재가 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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