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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의 정석…언어에 담긴 수학 공식문제 풀려면 다양한 경험·관찰 시간 기록 필요

존 김 원장 / 쿨김 아카데미

문제: A bicycling boy rides out into the country at a speed of 12 mph and returns over the same road at 8 mph. What is the total traveling distance if he travels a total of 5 hours? (자전거를 타는 남학생이 시속 12마일로 움직였다가 같은 경로로 시속 8마일의 속도로 되돌아오는데, 만약에 총 5시간이 걸린다면, 움직인 거리는 모두 얼마인가?)

이런 문제를 보면, 학생들은 '거시속'이라고 먼저 이야기를 합니다. '거리=시간 곱하기 속력'이라는 의미입니다. 평상시에 친구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인데도 이렇게 '거시속'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학생은 대부분 6~7학년입니다. 이런 문제를 어려워 하는 학년들이지만 학부모님들은 이미 이런 문제들을 아이들이 배웠고 풀어봤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만 해도 난이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우선 학생 스스로 '공식(variable equation)'을 세워야 하는 문제인데, 보통의 고등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문제 유형입니다. 10~11학년 학생들 중에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Nspire 계산기도 문장체 문제의 공식을 세워주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까먹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제일 많이 합니다.

시속 12마일은 대략 시속 19킬로미터의 속도와 같습니다. 시속 8미터는 대략 13킬로미터 정도의 속도와 비슷합니다. 요즘은 자전거용 속도계가 보편화 되어있고, 스마트폰 어플들이 많이 보급되어서 자전거를 타면서 학생 스스로 차이를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자전거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속도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속도계로 확인하면서 자전거를 타본 학생들이라면 문제의 이해를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해를 가지고 문제를 푸는 6, 7학년 학생들은 없습니다. 대부분 학원에서나 집에서, 책상 앞에서 문제를 만나고, 책상에서 답을 찾습니다. 문제를 푸는 방식도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 한국의 외국인학교 학생들은 상당수가 한국 수학 학원에 다닙니다. 위의 문제는, 한국 수학 학원에서 '거시속'을 가지고 다루는 문제 중에서, 아주 쉬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국 수학 학원에서 열심히 배운 학생이 나중에 학교에서 영어로 문제를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를 이해해야 풀리는 부분에서 현실 경험의 부족도 문제지만, 또한 해당 언어로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서입니다. 그리고 학생 머릿속에서는 언어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한국어로 배우는 것과 영어로 배우는 것이 언어만 다른데, 용어만 알면 되는 문제가 아닌가?'라고 많은 학부모님께서 반문하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0.75를 분수로 바꾸면, 4분의 3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3 나누기 4"라고 하는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언어의 차이는 큽니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언어의 차이 역시 경험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통해서, 학생들이 받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위 문제의 정답은 48 마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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