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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일 기억나는데 어제일 생각 안 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가장 많아
뇌세포물질 감소가 주요 원인
85세 넘으면 40% 이상 발병률
초기에 증세 잡는 게 최대 관건

가족 부담 느끼면 환자도 해로워
전문 요양시설에 맡기는 게 도움


"나이 들면서 생기는 깜박깜박하는 건망증과 치매와는 성질이 달라요.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깜박하는 건망증은 시간이 지나도 그 정도가 같지만 치매로 인한 건망증은 6개월~1년 정도 지나면서 다음 단계 증세들이 나타나지요." 장원철 신경내과 전문의는 깜박하는 건망증은 요즘은 20~30대에도 많은데 알츠하이머성 치매와는 다름을 지적하면서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있으면 "혹시 나 치매?"하며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항상 치매와 알츠하이머가 혼돈된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두뇌세포 문제로 인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따라서 치매를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라 하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같이 사용해도 무관할 것 같다."



-요즘 치매 치료약으로 새로운 소식은 없나.

"지금 연구되고 있는 세 가지 종류 치료약이 있는데 아직 사용허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FDA(연방식품의약국)에서 신약 개발을 승인하여 일반 시중에 사용되려면 세 가지 단계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중 겨우 첫 단계를 거친 것이다. 아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어떤 약들인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보면 뇌세포 안에 특정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타오(tao)'라는 단백질인데 이것이 뇌세포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뇌세포를 파괴시킨다. 또 하나의 단백질은 '애밀로이드(amyloid)'라고 하는 것으로 뇌세포 바깥 쪽에 쌓인다. 지금 연구 중인 약은 이 같은 단백질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약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두뇌에 생기는 염증을 낮추는 약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약과 다른 점이 뭔가.

"지금 나와있는 치매 치료약들은 뇌안의 기억력 인지력을 담당하는 뇌분비물질이 감소 되는 것을 되도록 늦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뇌를 노화시키는 화학작용의 속도를 되도록 늦추면서 뇌분비물질의 수치를 가능한 높은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즉 증세 치료에 치중했는데 지금 연구 중인 약들은 이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원인이 되는 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가 좀 더 원인에 접근적이라 효과도 크다 할 수 있다. 점차 치매 치료약도 증세치료에서 적극적인 치료로 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희소식이라 하겠다."

-일반 건망증과 치매를 어떻게 구분하나.

"요즘 보면 생활이 워낙 복잡해지기 때문에 20대들에게도 건망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경우 뇌세포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는 치매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치매는 3단계 증세를 보인다. 병이 발전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반 건망증은 치매의 여러 증세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너무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넣지 말고 뇌를 쉬게 하여 뇌의 저장창고에 여백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치매의 단계별 특징은 뭔가.

"초기 증세 즉 1단계는 새로운 기억에 대한 상실이다. 오래된 것은 기억나지만 가까운 기억일수록 나지 않는 것이 치매의 초기 증세이다. 그러나 인지 사고력은 작동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어서 놓치기 쉬운 것이다. 좀 더 진행되어 2단계가 되면 확실히 구분되는데 몸의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나가지면 컨디션이 나쁘면 기억력과 인지사고력이 정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하던 옷 입기를 비롯한 길 찾는 것 사람 알아보는 것 요리하는 것 그리고 말할 때 단어를 선별하는 것에도 약간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마지막 3단계가 되면 어린아이가 처음 생존을 위해서 습득했던 기본적인 기능들 즉 음식 삼키기부터 시작하여 언어능력 걷는 것 옷 입는 것과 대소변 보기 등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가족들도 알아보기 힘든 상황에 이른다."

-치매에 걸리면 왜 난폭해지나.

"두뇌 중에서 높은 기능의 하나가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것인데 그 부위의 세포가 죽어서 스스로 자제능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감정에서 일어나면 그대로 여과 없이 표출되기 때문에 평소엔 온화하고 참을성 많던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치매 환자가 되면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식욕도 매우 증가한다고 들었다.

"모두가 치매에 걸리면 평소보다 많이 먹으려 하지는 않는다. 개인에 따라서 오히려 식욕이 줄어드는 사람들도 많다."

-또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왜 그런가.

"이것 역시 치매 증세를 올바르게 모르기 때문에 치매라 하면 가족들이 잠가 놓은 문고리를 몰래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치매에 걸려서 밖으로 나가려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뭔가 밖으로 나가야 할 일이 생겼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치매 증세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환자는 그 당시 나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판단력을 잃었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떠오른 어떤 상황대로 움직이는 것이 치매 증세이다. 현실에 대한 판단력이 없기 때문이다."

-의심도 많아진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없는 일을 실제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해 놓고도 며느리가 했다 딸이 그랬다 하며 주변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런 증세는 보통 말기(3단계)에 나타나는데 그만큼 인지능력이 작동되지 않음을 뜻한다."

-치료약은 언제 사용하나.

"초기일수록 효과가 큰 것은 다른 병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치매를 말할 때 빨리 사용할 경우 다음 단계로 가는 시간을 훨씬 늘릴 수 있다. 즉 완전치료는 안 되는 것이 치매이기 때문에 되도록 병의 진행속도를 느리게 함으로써 환자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도움말이 있다면.

"보통 초기 단계에는 가족이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점점 진행되어 감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도 자신을 돌보는 가족들이 힘들어 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좋지 않다. 잘 판단하여 보다 전문적인 보호를 받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결정은 가족들의 몫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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