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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토사구팽과 흑묘백묘

역사적 시대 흐름에 따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행어들이 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니 흑묘백묘(黑猫白猫)니 하는 한자 성어도 한 때 뉴스의 초점이 되면서 우리 귀에 익숙한 말이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은 사냥철이 지나면 사냥을 도왔던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4공화국을 이끈 7선 국회의원이었던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했던 말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했을 때 김의장은 부정축재 의혹을 받아 물러나게 되었다. 당시 김재순 의장은 김영삼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런데도 하루 아침에 물러나게 되자 섭섭한 마음을 토사구팽이라는 한자 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당시 이 사자성어를 접하면서 인간관계라는 것이 아무리 깊고 길다 해도 어느 순간이 되면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질 수 있겠구나 싶어 씁쓸해 했던 기억이 난다.

흑묘백묘(黑猫白猫)는 197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등소평의 경제 정책을 압축한 표현이다. 검은 고양이든지 흰 고양이든지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당시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이 없다는 뜻으로 한동안 회자되었던 말이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가 중국과의 국교 수립을 위한 정지 작업을 위해 등소평을 만났는데 등소평은 키가 큰 키신저를 전혀 올려 보지 않았다고 한다. 등소평은 고 자신의 키 높이에 맞춰 키신저의 가슴까지만 쳐다보았다는 것이다. 그 이후 등소평은 닉슨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그렇게 하자 닉슨 대통령이 왜 내 얼굴을 올려다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등소평은 오히려 닉슨 대통령에게 그러는 당신은 왜 고개 숙여 내 얼굴을 쳐다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런 강단이 있었기에 등소평이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지도자의 이런 자신감과 자존감이 오늘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김대환 / 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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