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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초심에 대한 환상

이직한 지 2년 만에 다시 이직을 했다.

갈수록 빨라지는 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이직률이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겨우 2년 남짓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옮기기로 결정했을 때는 너무 자주 이직을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새 직장에서의 첫날. 새로운 컴퓨터와 이메일 주소를 받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 느끼는 기대와 긴장이 적절히 어우러진 감정은 그리 자주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경험은 아니다. 이처럼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설지만 새로운 길을 가게 될 때 여러 가지 다짐을 하곤 하는데, 그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초심'이 아닐까 싶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이리라.

크리스천에게도 초심이라는 단어는 자주 사용되는데, 대표적으로 요한계시록의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 부분이다. 에베소 교회가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책망 당하고 처음 행위를 회복하라 권면하는 내용을 읽으며 우리는 초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우리의 격언과 맞물려 처음 예수를 믿게 되었을 때의 그 뜨거웠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결심 따위로 전락해 버리기 일쑤이다. 예배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그것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잊어버린 것과 같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는 유익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오히려 무시하는 위험성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계시록에 쓰인 처음이란 단어가 무슨 뜻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신학자들에게 맡긴다 하더라도, 매일의 삶에서 기쁨과 슬픔으로 우리를 키우시고 희락과 애통으로 우리를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잊고 어떻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단 말인가.

처음 구원을 알게 되었을 때의 감정에 집착한 나머지, 우리의 교만을 자르시고 우리의 고집을 꺾으시는 성령님의 사역을 간과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언제 자랄 수 있단 말인가. 초심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상적 환상에 빠지지 말고, 오늘도 한없는 인내로 우리를 키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자.

www.fb.com/theegital


김 사무엘 박사/ 데이터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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