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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우주기술 배운 UAE가 달 뛰어넘어 화성탐사 나서는 이유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02 02:17

[인터뷰]옴란 샤라프 UAE 화성탐사 프로젝트 총책임자
오는 15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서 탐사선 발사



옴란 샤라프(37) UAE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는 UAE의 우주개발 역사 만큼이나 젋다. 2005년 미국 버지니아대에서<br>전기공학 학사를 받고, 2013 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br>과학기술정책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구 960만 명의 중동 소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EMM)의 일환으로 오는 15일 무인 화성 탐사선 알-아말호를 쏘아올린다. ‘달’이 아닌‘화성(火星)’이다. 2014년 우주청을 설립한 ‘신참’국가가 미국 유럽 등 강대국들이 시도하고 있는 화성탐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 인공위성 제작기업 세트렉아이로부터 위성을 수입하거나 기술을 이전받아 온 나라였다. ‘희망’이란 뜻의 아랍어인 ‘알-아말’(Al-Amal)로 명명된 이 탐사선은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일본 H2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탐사선은 4억9300만㎞를 항해해 내년 2월 화성궤도에 도착하게 된다. 2021년은 UAE가 건국 5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알 아말은 화성 대기ㆍ역학 분석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2일 두바이에 있는 옴란 샤라프(37) UAE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Q : 우주탐험에 이제 막 뛰어든 UAE가 화성 탐사를 하는 이유가 뭔가
A : UAE는 석유시대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식기반 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 분야 자체뿐 아니라, 주요 경제 부문이 모두 통합될 수 있는 강력한 관심사가 필요했다. UAE 정부는 화성 탐사가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이며 지금의 다소 안이한 사고를 뒤집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이 ‘희망’인 이유다.


Q : 그래도 화성탐사는 비용이나 기술 측면에서 미국ㆍ중국 등 강대국들이나 하는 거대프로젝트 아닌가.
A :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는 독보적인 도전이 필요했다. 산업ㆍ군사적 목적을 뛰어 넘는 지식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우주다. 아랍의 청년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중량감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역량과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젝트로 화성탐사를 선택한 것이다. 그간 UAE의 일반 국민은 과학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 국제관계나 금융에 대한 관심 뿐이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STEM) 등의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특히 여성들의 변화가 돋보인다. 현재 STEM 분야 졸업생의 54%가 여성이다.




UAE 화성탐사선 알-아말호가 UAE 현장에서 점검 중에 있다.







Q : 그간 한국 세트렉아이와 협력해서 위성개발을 해왔는데, 이번엔 미국과 하고 있다는 들었다.
A : 한국은 여전히 UAE의 우주개발 파트너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 파트너는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볼더 캠퍼스 팀이다. 과거 두바이셋 1호와 2호를 위해 협력했던 한국 팀과 협업도 검토했었지만, 심우주통신 등의 기술이 필요한 이번 프로젝트는 함께 하기 어렵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UAE 우주개발의 시발점은 한국과의 합작이었고, 이를 통해 기반을 다졌다. UAE가 화성탐사의 첫발을 내딛는데 한국도 기여를 한 것이다.


Q : 발사체로 일본을 택한 이유는 뭔가
A : 발사 성공률과 비용 등 여러 가지 옵션을 살펴 봤는데, 일본의 H2 발사체가 괜찮았다.
(일본 우주발사체 개발에는 아직 정부의 예산 지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시장가격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한국 세트렉아이 기술 지원으로 개발해 2018년 쏘아올린 위성 칼라파샛도 H2를 이용했다.)


Q : 자체 발사체 개발계획은 없나
A : 현재로는 인공위성과 우주선과 과학기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발사체는 완전히 다른 분야다. 수백억 달러의 투자로 안정적인 성능을 갖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신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보다 경제성 있다고 판단했다.





UAE 화성탐사선 알-아말호가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상상도.






Q : UAE의 장기 목표가 약 100년 뒤인 2117년까지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 들었다. 다소 황당하게 들린다.
A : 초기에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나니 기업은 우주와 관련된 신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하고 학생들은 전공을 바꿨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지속적으로 보장되느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과 학생에 정책의 지속성을 말해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선언한 게 100년 뒤 화성 도시 건설이다. 직접 화성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의미보다도 언젠가 화성에 가서 산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자는 것이다. 인류가 화성에서 살기 위해서는 건축뿐 아니라 음식ㆍ물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풀고 나면 지구가 당면한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 한국은 자체 발사체 개발과 무인 달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한국에 하고 싶은 말은 없나.
A :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중단없이 이어가시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한 나라다. 발사체 개발과 달탐사도 성공할 것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을 만들어 낸, UAE 입장에서는 항상 많이 배우고 싶은 롤모델이 되는 나라다.

옴란 샤리프 UAE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한국에서 생활한 한국통이다. 세트렉아이가 UAE 인공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위성제작과 기술 이전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대전 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한국에 머물며 만났던 따뜻하고 친절하며 헌신적이고 근면한 사람들이 지금까지처럼 우주 개발에서도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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