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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죽는다'…넷플릭스 사상 최다 조회 기록

극한의 공포…두 아이 위해 사투 벌이는 어머니 이야기
샌드라 블록 고군분투에도 종말 소재 부각에는 아쉬움

‘종말’이라는 장르의 주제를 다소 가볍게 처리한 아쉬움이 있다. 영화 내내 ‘보면 죽는다’는 불명확한 존재에 대한 구체성은 설명되지 않는다. [넷플릭스 제공]

‘종말’이라는 장르의 주제를 다소 가볍게 처리한 아쉬움이 있다. 영화 내내 ‘보면 죽는다’는 불명확한 존재에 대한 구체성은 설명되지 않는다. [넷플릭스 제공]

버드 박스 (Bird Box)
감독: 수잔 비에르
출연: 산드라 블록, 존 말코비치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서스펜스
등급: R




샌드라 블록이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버드 박스(Bird Box)'에서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블록은 '그래비티'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배우다. 설명이 필요 없는 명배우 존 말코비치도 출연한다. 2011년작 '인 어 베터 월드(In a Better World)'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수잔 비에르가 연출은 맡은 버드 박스는 스트리밍을 시작한 첫 주에 4500만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 사상 최다 조회수다.

버드 박스에서의 공포는 '보면 죽는다'라는 설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선보였던 '콰이어트 플레이스(Quiet Place)'에서는 소리없는 공포에 관객들이 숨을 죽여야 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시각적 불안감이 공포의 대상이다.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이 지구를 이미 덮어 버렸고 인류는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옥 같은 상황에서 두 아이를 지켜야 하는 한 여인의 극한의 사투가 시작된다.



미혼모 말로리(샌드라 블록)는 일체 외출을 하지 않는다. 화가인 그녀는 임신을 한 채 집에서 그림만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동생 제시카(사라 폴슨)가 말로리의 유일한 방문자이자 대화상대다.

이들은 TV뉴스를 통해 루마니아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로 번진 집단자살 현상에 대해 처음 접한다. 뉴스의 앵커는 집단적 정신이상 행동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끔찍한 현상이 이들의 눈 앞에 현실로 와 닿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는다. 병원에서 검진을 끝내고 나오자마자 존재를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목격한 사람들은 홀린 듯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집단 자살 행위가 사방에서 난무한다. 세상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리고 제시카마저 그 무엇을 보고 난 후 달려오는 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나고 만다. 말로리처럼 자신의 가족과 친구를 모두 잃어버린 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살아남은 말로리는 다른 몇 명의 생존자들과 함께 모퉁이 집에 기거한다.

이 집에는 여러 유형의 인간 군상들이 살아 남기 위한 제각기의 의견으로 서로 충돌하고 있다. 매사에 불평불만인 더글러스(존 말코비치)는 그 중 발군이다. 이들은 지금의 집단 자살 현상이 인류의 종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간간이 외부인이 살려달라고 문을 두드리고 그때마다 이들은 인간적 배려와 생존이라는 두 가지의 선택 앞에서 극렬하게 대립한다.

숨어있던 장소마저 위협당하자 말로리는 결국 또 다른 곳을 찾아 나선다. 두 아이를 데리고 눈을 가린 채 배를 저어 급류를 타고 가야 하는 위험천만의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

영화 내내 '보면 죽는' 그 불명확한 존재에 대한 구체성은 설명되지 않는다. 인류를 종말로 몰아가는 현상의 원인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과 눈을 가리지 않고도 살아남은 일명 '사이코'들의 존재는 시각적 흥미를 극대화 시키고자 한 감독의 의도였겠지만 설득력이 모자란다.

몸을 던져 연기하는 샌드라 블록의 고군분투는 영화를 살려내지는 못했다. 긴장과 공포에 집중하던 영화는 종국에는 '모성애'라는 보다 큰 주제를 던지며 막을 내린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어머니 말로리는 유감스럽게도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다.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조시 말러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버드 박스는 '보면 죽는다'는 새로운 공포영화의 설정과 샌드라 블록이라는 메가 스타의 캐스팅으로 관객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종말'이라는 장르의 주제를 다소 가볍게 처리한 아쉬움이 있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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