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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 화상, 목졸려···한달 고양이 4마리 죽었다, 부산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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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8 13:01

동물학대 의심되는 사체 부산 곳곳서 발견
경찰 “수사중”…범인 검거한 사례 한 건도 없어
동물단체 “동물살해는 사람 상대로 한 강력범죄 전조
수사기관 경각심 갖고 범인 검거 적극 나서야” 주장



지난달 25일 부산 금정구에서 동물학대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한 유튜버가 사례금 300만원을 내걸고 범인 색출에 나섰다. [사진 인터넷 캡처]





부산에서 최근 고양이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사람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의 전조가 될 수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부산에서 동물 학대 사건이 4차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범인을 검거한 사례는 아직 없다. 경찰은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네티즌들은 ‘꼭 잡아야 한다’, ‘처벌이 미약하니 끝도 없이 더 잔혹해진다’며 적극적인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세 마리가 죽는 일이 발생했다. 한 마리는 처음부터 죽은 채 발견됐고, 두 마리는 발견 당시 숨이 미약하게 붙어 있어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치료를 받다 끝내 죽었다. 해당 동물병원은 두 마리에 대해 피검사를 한 결과 독살 등 동물 학대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동물 병원 관계자는 “두 마리 모두 급성 신부전 증상에 간 수치가 올라가 있었다”며 “자연 상태에서는 두 마리가 이렇게 동일한 양상으로 죽는 확률이 희박해서 외부적 요인에 의한 죽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사에 착수한 해운대경찰서는 “사체 부검을 의뢰해 놓은 상황”이라며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는 등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두실역 인근에서는 길고양이가 배와 다리 등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구조된 고양이는 출산을 일주일가량 앞둔 임신묘였다. 치료를 받았지만 구조 사흘 만에 뱃속에 있던 새끼 고양이와 함께 죽었다.

담당 수의사는 동물 학대를 의심했다. 그는 “복부와 다리까지 광범위하게 입은 화상으로 세균이 몸속으로 침투해 패혈증으로 죽었다”며 “털이 그을린 부분과 상처 부위를 봤을 때 누군가 고양이를 붙잡아 두고 학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역 '캣맘'(길고양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은 누군가 고의로 고양이를 학대한 것으로 보고 부산 금정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수사를 벌인 지 열흘이 넘었지만,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동물검역원에 고양이 부검 의뢰를 하는 등 다각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자 한 유튜버가 구독자 후원 등을 통해 사례금 300만원을 내걸었다. 이 유튜버는 “범인을 못 찾게 되면 사례금을 더 올릴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한 주택가에서 목이 묶인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사진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지난달 16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한 주택가에서는 목이 묶인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부산지역 동물단체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미궁 상태다. 지난달 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신체 일부가 절단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지만, 사건은 역시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에서 동물 학대 사건은 뒷순위로 밀려나기 일쑤라고 말한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심인섭 대표는 “아직 동물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낮고, 법 조항도 미비해 수사 대상에서 동물 학대 사건은 늘 밀려난다”며 “동물 학대범의 마지막 범행 대상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수사기관은 경각심을 갖고 범인 검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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