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한인 건설업계 ‘부도덕 행태’ 지나치다

임금 체불 다반사, 공사비 받고 잠적하기도
“우리끼리 무슨 계약서냐” 업계관행도 문제

한인 건설업계에서 임금 체불이 다반사로 행해지고, 공사대금을 받고 잠적하는 등의 부도덕하고 무질서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전구연씨는 둘루스에 들어서는 대형 찜질방 ‘애틀랜타 스파랜드’ 공사에서 냉난방 및 환기장치(HVAC) 설치 작업을 맡았던 하청업체 ‘킴벌앤컴퍼니’에 고용되어 지난해 여름부터 수개월동안 일했지만, 아직도 수 천달러에 달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에 원청 시공업체 NDG와 계약을 맺고 HVAC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건축자재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된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NDG측과 갈등을 빚었고, 작업이 절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지난해 12월 공사를 중단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전씨와 일부 중남미계 노동자들은 적게는 1500달러, 많게는 3600달러 어치의 임금을 받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인 소니 캠벨(한국명 김은상)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씨 주장의 사실관계를 인정했지만, “스파랜드 공사 때문에 나도 요즘 타고 다니던 트럭을 팔아야 할만큼 사업이 너무 어려워진 상태다. 내가 망하게 생겼는데 없는 돈을 빌려서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전씨의 임금을 떼어먹을 생각은 전혀 없다. 원청업체에게 돈을 받는 즉시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캠벨 대표가 테네시주 클락스빌 한인회장을 맡고 있고, 최근 조지아 뷰포드시 인근에 45만달러짜리 주택도 구입했으며, 클락스빌에서는 호텔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벨 대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전씨는 “나도 사업체를 운영해봤고, 망해도 봤다. 사업 하다보면 겉보기와 다르게 위기를 겪을 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좋은 동네에 새 집을 구입한 바로 그날이 내게 임금을 주기로 약속했던 날이었고, 그 뒤로는 수십번 연락해도 응답이 없었다. 그 의도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라며 분노했다.

공사비를 미리 받고 잠적해버리는 건설업자들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씨는 지난해 애틀랜타 지역에 프랜차이즈 식당을 차리려다 인테리어 업자에게 수만달러를 사기 당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 믿고 6만5000달러를 미리 줬는데,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다”며 “몇달 후에 내 돈으로 자기 가게를 차리더라. 이쪽 일을 처음 해보면서 수업료를 두둑히 낸 셈”이라고 토로했다.

20여년간 애틀랜타와 앨라배마, 테네시 지역의 건설현장에서 일해온 이모씨는 “건설 현장의 부도덕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국 사람들끼리 무슨 계약서냐’는 식의 정서가 업계 관행처럼 통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몽고메리에서는 인테리어 업자가 공사비를 카지노에서 3일만에 탕진해 버려서 한 식당의 개업이 1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둘루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김진혁 변호사는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온다. 피해 액수도, 상황도 천차만별”이라며 “오히려 10만달러 정도 규모의 공사들 중에는 탈없이 끝났다는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청업체에 고용되는 노동자들이 미리 원청업체나 건물주에게 고용 사실을 알려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조현범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