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미국 언론에 비친 한국 자동차업계의 어두운 그늘

앨라배마 차업계의 4분의 1 불과한
한국 업체들이 안전규정 위반은 1위
마이클스 OSHA 국장, 현대·기아차에 경고

앨라배마주 전체 자동차업계의 4분의 1 정도인 한국차 업체들의 안전 규정 위반이 전체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연방노동부 산하 직업안전위생관리국(OSHA)의 3000여쪽에 달하는 분량의 조사 문건을 입수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동안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앨라배마주 전체 법규 위반의 36%를 차지했고, 벌금의 52%를 부과받았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규정 위반 건수는 전체의 23%, 벌금은 17%로 두번째였으며, 독일 업체들은 법규 위반 15%, 벌금 11%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OSHA는 하청 부품업체들을 포함해 앨라배마주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안전 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OSHA는 이런 현상이 한국 자동차업계 전반의 안전 불감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전 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데이빗 마이클스 OSHA 국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임원들을 만나 심각한 작업장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해 “당신들이 하청 부품업체들을 너무 쥐어짜기(squeezing too hard) 때문”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생산 목표가 지나치게 높아 근로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까지 내몰린다는 게 요지다.

당시 마이클스 국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근로자의 피가 묻은 자동차를 사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아진USA 공장에서 숨진 레지나 엘시아(20)의 사고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매우 분노했었다”고 회고했다.

이 잡지의 보도에 따르면 아진USA 작업장에서는 레지나가 사망하기 전에도 수년간에 걸쳐 근로자 8명이 손가락이 끼이거나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OSHA도 이 사실을 인지했다. 7명은 ‘소프트 터치’라는 콘트롤러를 설치하다 다쳤으며 다른 1명은 엄지손가락을 크게 다쳤다. OSHA는 용접기 안전수칙 위반 건에 대해 7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엘시아 사망 사고를 조사한 OSHA는 4개의 고의 위반 혐의에 대해 역대 최고인 25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 잡지는 아울러 남동부 자동차업계 전반의 실태를 고발했다. 지난해에는 조지아주 윈터빌에 있는 일본계 기업 나카니시에서 33세의 근로자가 화염에 휩싸여 상반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도요타에 부품을 납품하는 이 기업에 14만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BMW 부품 납품회사 HP 펠저자동차시스템에서 일한 필리스 테일러(53)도 산업용 오븐에 화상을 입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OSHA에 “(당신도 여기서 일한다면) ‘이 부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고객(원청회사)이 우리에게 8만달러의 벌금을 매길 것’이라는 말을 하루 종일 들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허겸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