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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장로교회들, 미국 교단 탈퇴 고심

동성결혼 완화 결정에 400여 곳 반발
나가자니 건물반납·페널티 등 걸림돌


미국장로교(PCUSA) 산하 상당수 한인교회들이 교단 탈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 교단은 지난 6월 결혼에 대한 의미를 남자와 여자가 아닌 ‘두 사람의 결합’으로 재규정했었다. 이런 결정에 대해 교단 산하 400여 개의 미주 한인교회들은 내심 반발하면서, 교단 탈퇴도 고려하고 있지만 건물 문제 및 패널티 등 현실적 문제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PCUSA 교단법에 따르면 교회 건물 등 재산권은 모두 교단 명의로 되어 있다. 즉 한인교회가 탈퇴를 하려면 교회 건물을 교단에 내놓고 나가야 하는 셈이다.

PCUSA 소속 한 목회자는 “물론 건물을 내놓지 않고 탈퇴하려면 건물에 따라 일정한 패널티(노회마다 기준이 다름)를 교단에 내야 하는데 대형교회라면 몰라도 재정이 어려운 중소형 교회에게 이는 매우 부담되는 일”이라며 “신앙적 양심으로는 교단의 동성결혼 정책을 용납할 수 없지만, 탈퇴하자니 건물 또는 패널티 문제 등이 걸려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애틀랜타에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담임 정인수 목사)를 비롯, 베다니장로(담임 최병호 목사), 예수소망교회(담임 박대웅 목사),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 등이 이 교단에 소속돼 있다.
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목사는 “교단 탈퇴를 두고 고민하는 한인교회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우선 동성결혼 등의 이슈가 통과되려면 178개 노회의 과반수 이상이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탈퇴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또 “한인교회들 입장에서는 동성결혼 이슈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우리 교회의 경우 교회내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내규가 공동의회를 통과했다”면서 “한인교회들을 중심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교단내 동성결혼 찬성 기조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성결혼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회의 인식에 대해서는 “대통령조차 이를 수용하고, 인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우리 교단 뿐 아니라 연합감리, 남침례교단 등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면서 “미국사회 전체가 세속화되고 성경에 나오는 가정의 본 모습을 잃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단내 목회자는 “사실 한인교회들은 동성애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흐름상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LA 소재 미주서부장로교회 김선익 목사는 “현재 교단 탈퇴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한인교회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어떤 교회는 실제 탈퇴를 하려다가 교인 투표를 했는데 건물 반납이나, 재정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막상 나가지는 못한 교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PCUSA 산하 한인교회들은 일단 교단 이탈 또는 탈퇴보다는 내부적으로 한인교회간의 결의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 동성결혼에 대한 신학적 난제를 악용, 교단내 한인교회를 왜곡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안이다.

PCUSA는 소속 교인 18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장로교단으로 420여개의 한인교회가 소속돼 있다. 지난 2012년에는 PCUSA의 동성애 정책에 반대하는 교회가 ECO(The Evangelical Covenant Order of Presbyterians) 교단을 설립했으며, 당시 PCUSA 소속 120여 개 교회가 ECO로 교단을 옮긴 바 있다.


권순우·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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