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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완섭 칼럼] 아마존…위기인가, 기회인가

아마존이 뉴욕시 제2 사옥 건설 계획을 전격 취소함에 따라 뉴욕이 충격에 빠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제2 사옥 건립 부지로 버지니아주 알링턴과 함께 뉴욕시 롱아일랜드 시티를 선정했었다. 그러나, 유치에 앞장 선 주지사, 시장과 달리 해당 지역 정치인들과 일부 시의원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고, 결국 방침을 백지화 한 것이다. 아마존측은 “70%의 뉴욕 주민이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인들의 반대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뉴욕시민들은 허탈에 빠졌다.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도 일파만파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전부터 “나는 100개, 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사업체를 유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해 왔는데, 다 잡아 놓은 2만5000개의 일자리가 날아가게 생겼으니 그 책임을 몽땅 지역 정치인에게 떠넘길 것이 분명하다.

그레고리 믹스 주 하원의원은 “막대한 고용창출 기회를 놓쳤을 뿐 아니라 뉴욕시가 첨단기술도시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며 아쉬워 했다.

끝내 아마존의 발길을 돌리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 정치인들의 반대 논리는 크게 세 가지. 30억 달러라는 막대한 세제혜택이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부자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고, 부동산 값과 렌트 상승으로 서민들의 렌트 부담이 커져서 결국 외지로 쫓겨 나게 된다는 얘기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다. 가중되는 교통체증도 반대 이유 가운데 하나.



정말 그런가. 롱아일랜드 시티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개발 붐이 정점에 이르렀다. 부동산 값이 오를대로 올라서 맨해튼과 큰 차이가 없고, 극심한 교통체증도 오래됐다. 지역 정치인들의 주장은 아마존과 관계 없이 이미 상존하는 문제다. 차라리 아마존이 들어설 자리가 더 이상 없다고 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뉴욕과 함께 제2 사옥 부지로 선정된 버지니아주 북부 알링턴 카운티. 미 국방부 펜타곤과 국립묘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요즘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주 정부와 대학이 손을 잡고 첨단기술인력 양성과 지속적 인재 확보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 기술인력의 산실인 조지 메이슨, 버지니아 텍 두 대학은 기술분야 석사학위 과정을 크게 늘려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한다는 플랜을 제시했고, 버지니아주 북부기술위원회와 알링턴 경제개발위원회는 두 학교에 세제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결정은 빨랐다. 발표 두 달여 만에 버지니아 텍은 주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컴퓨터 사이언스, 소프트엔지니어, 데이터사이언스 등 분야 프로그램 확충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신속한 지원책으로 화답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버지니아주는 기회로 보고, 뉴욕은 위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는 기회를 잡기 위해 대학들과 손잡고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 반해, 뉴욕은 위기로 보고 쫓아낸 것이다.

정치인들이 업자들과 짜고 개발을 밀어 부치는 것도 문제지만 표심을 의식해 무조건 반대 하고 보는 것도 답답하다.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주민들을 설득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리더 아닌가.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가. 아마존 뉴욕 철수 소식이 전해지자 시카고, 뉴저지 뉴왁 등 후보 물망에 올랐던 다른 도시들이 즉각 아마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아마존을 확실한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아마존은 뉴욕에 화두를 던지고 떠났다. 아마존이 위기인가 기회인가. 어느 도시든 제2, 제3의 아마존이 문을 두드릴 때 되새겨 봐야 할 질문이다. [전 시카고 중앙일보 대표 / 칼럼니스트]


공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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