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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요한 신부 고별 미사 집전

“굿바이 신부님, 사랑합니다”

마지막 주일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의 목소리는 떨렸고 이를 듣는 신자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9일 오전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에서 천요한 신부의 고별 미사가 거행됐다. 천 신부가 직접 집전한 이날 미사는 김두진 후임 주임신부를 비롯해 골롬반 미주 지부장 팀 멀로이·청년부 담당 오가라·권태문·김상문 신부 등이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평소 주일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제단에 올라 미사를 집전한 천요한 신부는 이날 “하느님께서 지상에서 영원한 만남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왜 우리가 사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계속해야 되는지 모르지만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며 성숙해 나간다”며 “언젠가 지상에서 영원한 이별을 연습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이렇게 연습시키는 지도 모른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며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췄다.

천 신부는 목 메인 목소리로 “21년 전 낯선 섬에 도착했다. 그 21년이 짧은 시간처럼 하루, 반나절처럼 훌쩍 지나갔다”며 “하루 하루가 인생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하느님의 시간이었다. 이제 아름다운 시간 가슴에 안고 간다. 사랑한다”고 끝을 맺었다.



천요한 신부는 70여년 사제로서의 삶, 평생을 한인공동체와 함께 했다. 골롬반 선교회 소속인 천요한 신부는 지난 1962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곧바로 한국으로 파송, 강원도와 서울 변두리에서 사역했다.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에는 1992년 부임했다. 지난해에는 금경축(사제수품 50주년)이 본당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

크리스틴 황 신자는 “꾸밈없고 누구에게나 평등했던 분이다. 늘 웃음과 유머가 넘쳐났고 겸손하셨다”며 “보일러실을 지날 때마다 신부님이 많이 보고 싶을 것이다. 가슴이 메어온다”고 말했다. 천 신부는 부임 이후 본당 보일러실을 집무실로 사용해왔으며 이에 신자들 사이에서 ‘보일러 신부님’, ‘살아 있는 성자’로 불려왔다.

안젤라 김 신자는 “정 많은 얼굴의 천 신부님이 첫 부임하신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모두를 사랑했고 늘 공평하게 대하셨다. 사랑한다. 기도 안에서 신부님 뵙기를 소망한다”고 기도했다.

천 신부의 뒤를 잇는 김두진 신부는 “선교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온 분”이라며 “특히 한국교회를 위해 평생을 사셨다. 앞으로도 하느님을 위해 건강하게 열심히 사셨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한편 이날 골롬반 수도회 소속으로 지난 18년 동안 본당 청년부를 담당한 오가라 신부가 천 신부와 함께 은퇴했다. 두 신부는 내년 1월 말부터 LA 인근 오렌지카운티의 한국순교자천주교회에서 생활한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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