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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인터뷰] 미 남서부 최대 규모 포트워스 아트페스티벌에 선정된 오중석 작가

매년 평균 1,600여 명 지원 200여 명 선발, 조각 분야 10명 선발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생명들에 대한 기록을 작품으로 남겨

경기 예고에서 교편생활을 하던 오중석 작가는 학생들에게 “미술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작품 활동을 통해 생활도 영위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멋진 직업이다”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수많은 미술 전공자 중 작가로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은 불과 1%가 되지 못하는 척박한 한국 미술계의 현실을 이미 학생들과 학부모도 잘 알고 있기에 선생님의 말을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로만 받아들였다.

더욱이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틀에 갇혀 정작 자신이 하고 싶던 작품 활동에는 소홀했기에 그의 말은 더욱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오중석 작가는 나부터 먼저 본을 보여야겠다는 결심으로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렇게 이루어진 첫 번째 도전이 포트워스 아트페이스벌이다. 물론 오중석 작가가 처음부터 포트워스 아트페스티벌에 출품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미국 생활을 통해 친구가 된 COIT, CORA 부부가 우연히 전시회 출품을 권유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마감 시한을 1시간 앞두고 서둘러 신청을 완료할 때까지만 해도 오중석 작가는 포트워스 아트페스티벌이 어떤 행사인지 자세히 몰랐다. 매년 봄 포트워스 메인 스트릿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스티벌은 미 전역에서 약 1,600명 정도가 지원하고 그중 200명을 선정하여 3일간 작품 전시하는 행사로 텍사스는 물론, 미 남서부의 최대 규모며 미국 전역을 통틀어 17위 정도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행사다.

이 기간 동안 유명 컬렉터들을 비롯한 미술 애호가들이 전시회를 통해 작품 구매에 나서 올해의 작품 거래 규모만 약 4백만 불, 한화로 약 44억 원 정도의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중석 작가에게 있어 이번 포스워스 아트페스티벌 선정의 의미는 남다른다. 한국과 달리 작가의 출신, 학력 또는 주요 이력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작품만을 평가 대상으로 삼아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정하었다는 점과 그 가운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

선정된 200명의 작가 중 조각 분야는 단 10여 명,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시장에 당당하게 선보이게 된 오중석 작가의 작품은 총 4점으로 멸종 위기의 동물인 혹등고래, 왜가리, 호랑이, 늑대를 표현한 작품이다.

오중석 작가는 “인류는 지속적으로 번창하며 증가하는데 반해 동물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설자리를 잃어가며 마침내 멸종의 길에 놓여 있다. 누군가 이렇게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가는 생명들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혀지게 될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에 작품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처음 작품을 접하신 분들은 드로잉 작품으로 잘못 인식했다가 부조 작품인 것을 알고 그 입체감에 신비로워하며 감탄하는 모습을 많이 접하게 됐다. 작가로서 사람들이 작품에 감동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작품 속 동물들을 실제 만났을 때 얼마나 더 큰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지를 우리가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016년 어느 날 오중석 작가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 앞에서 사라진는 것이 두려웠고 흔적을 남기고픈 간절함을 느꼈다.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언젠간 비수가 되어 그 칼끝이 인간에게 향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미국 이민생활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6개월 언어의 장벽과 인종 차별 등 생활의 어려움과 작품 활동에 필요한 재료 확보의 어려움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곁에서 끊임없이 응원하고 격려해준 아내 변현숙씨의 내조가 있었기에 오중석 작가는 작품 활동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

이제 새로운 길을 향한 첫걸음을 뗐다. 학생들을 향해 “더 큰 세상을 향해 도전하라”던 그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자신을 향한 울림이 되었고 그 누구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운명적 상황에 놓였다.

비록 험난한 여정일지 모르지만 작가 오중석은 운명의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도전의 자극이 되고,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작품을 통해 ‘밝고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위해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하고픈 오중석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윤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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