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현 문학칼럼: 옷자락
마음 깊은 곳무수히 증식하는 새빨간 탐욕은
그칠 줄 모르는 혈루병처럼
모든 숨구멍에서 죄악을 흘려보내고
교만한 이성만 움켜쥐었다가
온통 골절된 자아는
매일 밤 홀로 비루하게 쓰러져서
거리에 흩날리는 퇴색한 낙엽처럼 무력하여
피와 살을 소화하는 한 줌의 성찬과
허물을 토해내는 참회의 한마디조차
할 수 없을 때
몰아치는 모래폭풍 한가운데서
잠잠히 서 계신 옷자락 하나
두손으로 겨우 움켜잡고
다시 한번 흩날리는 기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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