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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안식처 ‘문화회관’ 숨은 공로자, 신상우 전 임시 이사장

대지 구매부터 개·보수 작업, 개관 후 봉사 지원까지 적극 협조
“문화회관은 내 것 아닌 우리의 것” 주인 의식 강조

어스틴 한인 문화 회관(Korean Cultural Center Austin, 이하 KCCA)은 2015년 10월 개관 이후 영사 순회 업무, 한인회 세미나, UT 한인 학생회 모임, 재미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 및 운영위원회, 노인회 월례회, 친교, 노인 문화 사업 등 어스틴 한인 사회의 다양한 문화 행사를 수용하고 소통의 장을 제공하며 어스틴 한인들이 자유로운 왕래와 커뮤니티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안식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KCCA의 이러한 건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어스틴에 거주하던 한인 동포들은 ‘한인들을 위한 회관’ 건설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 시기 어스틴 한인회와 노인회 임원들과 회원들, 봉사단원, 그리고 한 마음으로 회관 건축 사업에 참여한 기부자들에 이르는 많은 한인들은 동포들의 오랜 소망을 이루기 위해 기금 모금 사업을 추진하며 문화 회관 설립에 필요한 수 많은 관문들의 문을 두드리며 대지 구매부터 개보수, 운영 문제 등 숱한 우여곡절을 이겨내 오늘날의 KCCA를 세워냈다.



이런 KCCA의 설립 과정을 거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와 헌신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어준 많은 이들 중 KCCA개관 당시 초대 임시 이사장으로 임명된 신상우 씨를 만나KCCA의 지난 날을 되새기고, 한인 문화 회관이 우리 어스틴 한인들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어스틴 한인 동포들의 염원 사업 ‘한인 문화 회관’ = 신상우 씨가 KCCA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문화 회관의 기부금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90년대부터 시작된 KCCA설립 모금 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회관 건축 사업이 지지부진 하던 때, KCCA의 건축위원장은 2013년을 기준으로 기금 모금 활동에 다시금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신상우 씨는 당시 초기 기부금 지원에 나섰다.

같은 해 4월, 오랜 기간 펼친 기금 운동에도 불구하고 KCCA는 대지 구매에 필요한 재정의 역부족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구매 비용의 절반은 기부금으로, 나머지 차액은 신상우 씨가 3년 만기 직접 융자(owner financing)로 문화 회관에게 대출금을 지급해 대지 구매 비용을 치러 지금의 문화 회관이 자리한 대지를 매입했다.

초기 기부금에 융자금까지 합하면 신상우 씨는 문화 회관 설립을 위해 거금의 돈을 내어 준 셈이다.

이에 대해 신 씨는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온 종일을 매장에서 상주하다가 쫓겨났다는 타주 한인 노인들의 뉴스 소식을 접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어스틴에서 만큼은 절대 그런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신 씨 역시 한인들을 위한 회관 설립에 큰 애착과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이어 “내가 많은 돈을 기부한 것은 사실이고 그 부분은 자부하지만, 돈을 많이 냈다고 이 회관이 내 것인가?”라며 액수와 관계없이 한인 회관 설립을 위해 기부에 참여한 많은 한인들의 마음가짐과 기여도는 모두 같은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격적인 문화 회관 건립 사업 착수 = 신상우 씨는KCCA의 개·보수 작업에도 참여했다. KCCA 건물은 매입 당시 천장엔 물이 새고 바닥엔 쓰레기가 가득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가 지였다.

토목, 정비 시설과 관련된 개인 사업을 하며 설계사나 시공업자들을 많이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시 정부 관련 사업 경험을 통해 구조, 안전, 환경 등 정부가 요구하는 도시 코드에 익숙했던 신 씨는 KCCA의 설계 및 개·보수 작업에도 많은 도움을 실어줬다.
신 씨는 건물의 콘크리트 틀만 남겨 놓고 모든 구조물들을 뜯어내 문화 회관 용도로 용이하게 쓰이도록 증축 없이 내부 구조 재설계를 맡았다.

지붕을 새로 짓고, 차고를 트는 등 어쩌면 새 건물을 짓는 것 보다 돈이 더 들거나 번거로울 수 있었던 한인 문화 회관 건립 과정 곳곳에는 “어스틴 한인들에게 안락한 쉼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는 신상우 씨의 깊은 손길이 닿아있다.

◇ 한인 문화 회관 개관 이후에도 계속된 지원 = 약 1여년간의 개·보수 작업을 마친 후 KCCA는 2015년 6월에 공식 입주 허가를 받아 그 해 10월에 ‘어스틴 한인 문화 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그러나 문화 회관 개관 이후에도 신상우 씨는 주차장 게이트, 에어컨 수리, 야외 천막 물품 기증 등 계속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식이 태어나 곧을 길로 자라도록 소망하며 길을 제시해주는 부모의 마음과 같을까, 신 씨는 “멀쩡히 지어 놨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라며 한인 동포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뤄낸 사업인 만큼 유지, 보수, 관리 등 실질적인 운영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아직 많고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본인의 손을 내어주겠다는 것이다.

신상우 씨는 “어스틴 한인들도 나와 우리를 위해 세워진 문화 회관에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어스틴 유태인 회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스틴 유태인 회관은 건물 설립자 Dell의 이름을 빌려 ‘Dell Jewish Community Center’로 불리고 있는 반면 KCCA는 작은 손길들이 모여 한발씩 천천히 발전한 ‘우리의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오롯이 어스틴 한인 동포들을 위해 세워진 한인 문화 회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한인들이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 신상우 씨에게 한인 문화 회관이란? = 신상우 씨는 한인 문화 회관이 “어스틴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쉼터”로 쓰이며 한인 문화가 널리 전파되는 요새로 쓰이길 소망한다.

현재 KCCA는 각종 공연, 세미나, 친교활동, 영사 순회 방문 등이 열리고 있으며 도서관과 사랑방을 개방해 어스틴 한인들이 미국 땅에서 ‘남의 집 눈칫밥’ 먹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이 최대한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면 최소한의 ‘규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신상우 씨는 “쓰레기, 잔디, 공간 사용 일정 관리, 민원 문제, 청소 등 회관 이용 규칙들을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간, 인적 자원, 재정적 차원의 당면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한다.

신 씨는 문화 회관 회원들의 연례 회비, 기부금, 공간 사용료 등으로 마련되는 수익으로 현재까지 KCCA운영에 필요한 비용들을 충당하고 있으나 앞으로 회관의 원활하고 바람직한 활동 지원을 위해서는 “재정적 역부족”상황이라며 어스틴 한인들의 봉사 참여 및 재정적 호응을 기대했다.

덧붙여 신 씨는 “어스틴 지역 동포 여러분들이 문화 회관 공간의 소중함과 주인 됨을 인식하고 이해해 KCCA 일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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