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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덤 주지사 사퇴 찬반양론 팽팽

공화당-백인 사퇴여론 높아
민주당-흑인 오히려 “사퇴반대”

인종차별사진 논란을 겪고 있는 랄프 노덤 주지사(민주)가 재차삼차 남은 주지사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버지니아 주민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학 스카 행정학 대학원의 공동여론조사에 의하면 노덤 주지사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민 비율은 47%, 주지사 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민 비율도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노덤 주지사는 지난 1984년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 졸업앨범의 KKK단과 흑인분장가면 사진 속의 주인공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공화당 지지성향 주민들은 사퇴와 유지 주장 비율이 각각 56%대42%, 민주당 지지성향 주민은 40%대57%로 나타나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이슈보다는 정파간 전선을 명확히 긋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최근의 집권 공화당은 극우적 이념색채를 띠고 있으며 각종 인종차별 의혹을 받아왔으나 노덤 주지사 사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원이 많은 백인계층에서는 48%대46%로 사퇴여론이 더 높은 반면, 민주당원 비율이 높은 흑인계층에서는 오히려37%대56%로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은, 인종차별 이슈마저도 정파와 인종에 따른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80년대 버지니아대학 재학당시 흑인분장가면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 마크 헤링 검찰총장(민주)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 비율은 34%, 검찰총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60%였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여성에 이어 듀크대학 재학시절 동급생까지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저스틴 페어팩스 부지사(민주)에 대해서는 65%의 주민이 아직 충분한 증거가 없어 판단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1%가 흑인분장가면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백인 커뮤니티에서는 19세기부터 백인이 각종 파티에서 흑인분장가면을 쓰고 등장해 흑인을 흉내내며 조롱하는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라는 공연장르가 유행했다.
한국이 1990년대까지 학교 등에서 행해왔던 가장무도회의 흑인분장은 주한미군 커뮤니티의 이러한 민스트럴 쇼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3/4은 노덤주지사 스캔들에 대한 무척 많은 기사를 접했다고 답했으며, 이들의 55%는 상당히 ‘인종차별적’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노덤주지사가 흑인분장가면 사진 등을 찍지 않았다는 주장 등에 대해 20%만이 믿는다고 답하고 73%는 믿지 않는다고 답하고, 주지사 직무수행 지지율이 43%에 머무는 등, 노덤 주지사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믿느냐 믿지 않느냐와는 별도로, 노덤주지사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답변은 53%,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답변은 42%를 기록했다.

노덤주지사 주장을 믿는다는 비율이 20%로 매우 적은 것은, 정치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근본적인 불신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사과와 약속을 믿는 것은 미국 정치의 또다른 미덕이다 정치인 자체에 대한 '인간성'은 신뢰할 수 없지만, 그러한 정치인이 던지는 메시지는 유권자 개개인의 ‘미래’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인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강박적인 모습도 잘 볼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SNS는 온통 사퇴요구로 도배됐으나 익명으로 이뤄지는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주민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같은 결과에 고무된 탓인지, 노덤 주지사는 9일(토) 인터뷰를 통해 “나머지 3년 임기 동안 인종차별 문제를 시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는 등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6-8일 모두 706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졌다. 전화구성 비율은 유선전화 38%, 무선전화 62%였으며 흑인은 132명, 백인은 459명이었다. 오차범위는 플러스마이너스 4.5%포인트 수준이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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