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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하이브리드 인생

송훈 / 수필가
송훈 / 수필가  

[LA중앙일보] 발행 2018/09/0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9/06 20:20

요즘 사회현상은 하이브리드란 단어가 익숙해지며 대세다. 하이브리드(hybrid)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쳐진 것'을 말한다고 나와 있다. 세상이 다방면으로 세분화되며 전통적인 한 가지 방식의 상품이나 아이디어로는 설 자리를 잃어가며 생긴 변화다.

전기와 개솔린을 적정 비율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친환경이라는 장점을 배경으로 이미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공해나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 자동차나 수소 자동차로 가는 중간 과정에 와 있다. 골프채도 하이브리드 클럽이 인기다. 납작하고 둥근 우드 클럽과 삼각형 헤드인 아이언 클럽의 장점만을 채택해 만든 중간형 클럽이다. 골프클럽 제조업체의 마케팅 차원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겠지만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클럽이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정교하게 치고 싶은 골퍼들의 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보험이나 연금과 같은 금융상품도 한 가지 기능만이 아닌 여러 형태의 복합적이면서도 고객 만족을 지향하는 절충형 상품을 만들어 하이브리드 상품이라는 포장을 씌워 시장에 내놓고 있다. 서로 융합하고 아우르며 교감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추세가 된 것이다.

우리 인생도 외곬 인생보다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부모들은 많은 것을 희생하며 그야말로 자식들에게 올인을 한다. 요즘은 좀 달라졌다고는 해도 대학졸업까지의 학비를 대주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결혼을 시킬 때도 전세 자금이나 혼수까지 부모들이 다 책임지는 풍조다 보니 노후에는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고 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좀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쳐질지 몰라도 이제는 내 삶을 최고 우선순위에 두고 나 자신의 행복과 노후를 함께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이민 생활에도 하이브리드 개념을 접목했으면 좋겠다. 하이브리드는 넓게 말해 만남이다. 다른 분야나 문화와의 만남을 의미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심어나가는 것이다.

한국은 유교사상이 뿌리 깊은 탓에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국 땅에서 살고 있지만 이런 좋은 미풍양속은 계속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미국이라는 나라는 합리적이고 원칙이 존중받는 나라며 여성, 장애인, 사회적 소수자와 같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되는 나라다. 재산을 자식에게 상속하기보다는 지역사회나 자선재단 같은 곳에 기부하는 문화는 확실히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장점이다. 기존의 것이 지니고 있던 고유한 경계를 해체함으로서 다양한 가치와 그로 인한 존재의 의미를 확대하는 적절한 융합을 통한 하이브리드 형 이민생활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싶다.

코메리칸(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하이브리드 인간'으로 살면서, 한국 문화와 관습의 좋은 점과 미국의 장점을 혼합한 멋진 '하이브리드 인생'을 엮어 나가는 참신한 바람이 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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