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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미국-멕시코 국경과 휴전선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LA중앙일보] 발행 2018/09/07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9/06 20:20

9월 첫째 월요일은 미국의 노동절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노동절에 가장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이다. 멕시칸 아메리칸들이 귀향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멕시코 국경은 들어가는 데는 시간이 안 걸리지만 나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멕시코 입국 시에는 비자검사가 없지만 미국 입국 시에는 비자 검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노동절에 멕시코로 향하는 대부분의 여행객은 공휴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국경을 통과, 멕시코로 들어가서 고향의 가족들과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에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여행을 한다.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월요일에 국경은 하루종일 몸살을 앓는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국경을 통과하려는 차량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날은 어느 시간대를 택해도 국경을 통과해서 미국에 들어오는데 적어도 3시간 많게는 8시간이 걸린다.

멕시코로 출퇴근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은 이날은 아예 차를 미국 쪽에 남겨두고 걸어서 국경을 넘어 출근한다. 퇴근 시 걸어서 국경을 통과하는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멕시코 국경을 왕래하는 차량들의 기다란 행렬을 보며, 지난 8월에 있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버스가 휴전선을 통과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미국과 멕시코는 인종과 언어와 풍습이 서로 다른 나라인데도 각자 차를 타고 자유롭게 왕래를 하는데 한반도는 남북이 같은 단일 민족인데도 내 마음대로 국경을 넘지 못하고 온갖 감시하에 특별히 선발된 100~200명만이 버스에 단체로 실려서 넘어가야 하는 현실이 불공평하고 서글프게 느껴졌다.

국경은 어느 곳에 있든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하게 한다. 생소함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을 긴장하게 하고,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대한 기대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노동절을 맞아 고향으로 달려가는 멕시칸 이민자들이나 북한에 남겨둔 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휴전선을 넘는 남한의 이산가족이나 국경을 넘는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멕시코에 있는 필자의 사업장으로 가는 길목에 최근 커다란 천연색 입간판이 세워졌다.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주먹 쥐고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 김정은 위원장이 앳된 얼굴로 미소지으며, 국경을 장미꽃 다발로 장식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애교스럽게 말하는 그림이 그려진 입간판이다. 멕시코 국경의 장벽과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와 김정은을 보는 멕시코인들의 시각이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었다.

엊그제 남한 정부의 대북 특별 사절단이 국경을 넘어 북한을 다녀왔다. 미국에게는 줄 게 없으면 오지 말라던 북한이 남한으로부터는 무언가 얻을 게 있는지 남한 인사들을 오도록 했다. 받기만 하고 줄 줄 모르는 북한에 남한은 그동안 많은 것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장사정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더 주어야 장사정포를 철거하고 그 자리를 무궁화동산으로 만들겠다고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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