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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남가주 한국학원 주인은 한인사회다

다를 줄 알았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들 면면을 보면 '존중'이란 단어도 떠오른다. '상식과 교양을 갖춘 분들' 같아서다.

심재문 이사장(남가주 한국학원 전 사무국장), 정희님 전 이사장, 이정수 전 이사장, 김진희 전 한국학원 교육감, 김덕순 전 교육감, 김정혜 윌튼플레이스 초등학교 교장, 조희영 전 중앙은행 인랜드 지점장, 이규성 부동산 사업가, 제인 김 CPA ….

한인 비영리단체 취재 10년 동안 남가주 한국학원은 애착 가는 취재처였다. 한인 청소년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민족 교육의 요람, 뿌리 교육의 전당'이라는 설립 취지가 마음에 와닿아서다.

남가주 한국학원을 설립한 이민 1세대 선배들, 한국학원 산하 주말 한국학교 교사와 교장단, 역대 이사들의 공은 분명 크다. 특히 이들의 열정에 힘을 보탠 한인사회 지원과 관심은 가장 큰 성공 동력이었다.



남가주 한인사회는 십시일반, 한국 정부 도움을 받아 '한인 청소년·차세대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윌셔사립초등학교 부지와 건물이다. 이 소중한 요람의 가치는 숫자놀이 액면가 이상이다. 우리의 정신과 정성, 한인 청소년을 위한 애국애족이 담겨 있다.

14일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이런 믿음을 흔들었다. 지난 8월 한국학원 이사회는 재정문제를 핑계로 '요람'을 대여해주고 월세를 받겠다고 했다. "염치가 없어 한인사회에 손을 또 내밀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말에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는 당장 호응했다. 한인사회는 폐교한 윌셔사립초 부지 및 건물 활용방안을 놓고 뜻을 모았다. 200만 달러 이상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목소리는 하나였다. "우리의 소중한 요람을 청소년 교육문화 공간으로 활용하자." 주중에는 한인 청소년 교육센터, 주말에는 남가주 한국학원 주말 한국학교로 활용하자는 지극히 합리적인 방안이다. 성사된다면 한인 청소년 누구나 방과 후에 '민족·뿌리'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한국학원 이사들은 석 달째 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산하 주말 한국학교를 끌어들이더니 "간섭하지 말라"는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1999년 멜로즈 중·고등학교 폐교 후 시설과 부지를 고스란히 날린 한국학원 전 이사회의 모습을 반복하려는 걸까.

한인사회는 간섭하지 않는다. 각 지역 주말 한국학교는 계속 운영하고, 윌셔사립초 부지와 건물을 학원 설립 취지에 맞게 활용하자는 염원이다. 민족과 공익을 위한 헌신이 윌셔사립초 부지와 건물에 담겨 있어서다.

이사 10명은 이사회라는 울타리에 숨어 책임 회피성 발언만 늘어놓았다. "한인사회는 우리 일에 간섭하지 말라"던 한 이사의 모습은 "시간이 없으니 회의를 끝내자, 집에 빨리 가야 한다"는 대목에서 극에 달했다. 그 이사가 심재문 이사장과 1년 전부터 윌셔사립초 임대추진위원회를 주도한 속내가 궁금할 정도다.

남가주 한국학원 주인이 한인사회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는 한결같이 호소하고 있다. "남가주 한국학원 설립 취지를 망각하지 말자." 이런 염원을 일부 이사는 '외부의 공격'으로 받아들인다. 능력이 안 되면 떠날 때다.

오늘(16일) 정오 LA한인회관에서 열리는 윌셔사립초 활용 타운홀 미팅에서 이사들의 상식과 교양을 기대한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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