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빛나는 작품 속에 숨겨진 시인의 삶

에밀리 디킨슨의 동성애
현대적 시각에서 재조명

에밀리 디킨슨(몰리 섀넌ㆍ왼쪽)과 수잔 길버트의 특별한 관계는 매우 오랫동안 비밀스럽게 유지된다.   [Greenwich Entertainment]

에밀리 디킨슨(몰리 섀넌ㆍ왼쪽)과 수잔 길버트의 특별한 관계는 매우 오랫동안 비밀스럽게 유지된다. [Greenwich Entertainment]

와일드 나이츠 위드 에밀리(Wild Nights with Emily)
감독: 마들렌 올넥
출연: 몰리 섀넌, 에이미 세이메츠, 수잔 지글러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PG-13


특유의 내성적 성격으로 은둔의 삶을 살면서 사랑과 죽음, 이별, 천국 등을 소재로 한 주옥같은 시들을 남긴 19세기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천재성은 불행하게도 그녀의 죽음 이후 세상에 알려진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의 삶은, 은둔으로 살았던 생애만큼이나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많다.

오늘 날 특별히 세인의 관심의 끌고 있는 부분은 그녀의 시에 담겨있는 그러나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사랑과 그 사랑의 대상에 관한 호기심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지만 그녀의 곁에는 늘 수잔 길버트라는 여인이 있었다. 수잔은 바로 에밀리의 오빠 오스틴 디킨슨의 아내이며, 자신의 시와 편지 등의 글에서 그토록 아름답게 묘사했던 사랑의 대상이다.

영화 '와일드 나이츠 위드 에밀리'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이 두 여인의 관계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이다.



레즈비언적 관계는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부적절한 행위였지만 영화는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제 3자의 가벼운 시각에서 바라본 일상적 관계로, 그리고 재미와 유머가 넘치는 코믹 터치로 그려냈다.

영화는 1830년 에밀리가 5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 세상에 공개된 1775편의 시들과 두 사람이 주고 받은 편지들을 바탕으로 생전에 에밀리의 시를 출판하려 했던 출판업자 메이블 타드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한동안을 자신의 방안에 칩거하며 수잔과 나누었던 열렬한 우정과 그 '특별한 관계'가 매우 희극적으로 묘사된다.

저예산 영화인 관계로 시대극용 세트와 로케이션의 사용을 최소화시켰음에도 19세기 초 미국 상류사회의 일상을 깔끔하고도 사실적으로 그렸다.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매끄럽게 구성했고, 오늘날 게이 커뮤니티가 주창하는 성적 성향의 자유에 관한 이슈들도 당시의 시대 상황에 비춰 은유적으로 다뤘다.

웨스트우드 랜드마크극장에서 볼 수 있다.


김정·영화평론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