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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vs 얀코프, 스노보드 '코브라' 친구의 난

평창 올림픽 라이벌 열전

멘털·테크닉 무섭게 성장한 이상호
경험 부족 약점, 평창서 극복 기대
체격 좋아 가속에 유리한 얀코프
민첩성 보완해 세계 1·2위 다퉈


한국 알파인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23·한국체대·세계 10위)는 지난해 2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출전 차 불가리아 반스코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아우디 자동차 TV광고 모델로 자신의 훈련 파트너이자 경쟁자인 라도슬라프 얀코프(28·불가리아)가 나와서다.

광고 속 얀코프는 스노보드로 슬로프를 내려오다가 눈 언덕에 파묻히더니, 보드 대신 멋진 SUV를 타고 다시 나타나 설원을 질주했다. 이상호는 "얀코프가 만날 '나는 불가리아 국민 영웅이다. 축구 스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7·PAOK) 만큼 유명하다'고 해도 농담이려니 생각했다"며 "라도(얀코프 별명)가 세계 1위(현재는 2위)까지 올랐지만, 평소 수더분한 이미지라 '동네 바보 형'처럼 느꼈는데, 불가리아 내 인기를 눈으로 확인하니 사람이 달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경험이 이상호에게는 '운동선수라면 역시 경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이상호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세계 1위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과 더불어 한국에 빙상 외 종목 첫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의 역대 겨울올림픽 총 메달 수는 53개(금26·은17·동10)인데, 전부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설상 종목에서 세계 수준에 오른 이상호가 한국 겨울 종목의 '별종'으로 불리는 이유다.



운명은 얄궂다. 이상호가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선 '절친' 얀코프를 넘어야 한다. 이상호는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2013년 이후 줄곧 얀코프와 함께 훈련했다. 경기 정보는 물론, 소소한 일상까지 서로 챙기며 형제처럼 지낸다. 두 사람 외에 프랑스 실뱅 뒤푸르(36·세계 2위)까지 함께 훈련하는데, 세 사람은 3국의 국가명을 조합해 훈련팀에 '코브라(KOBRA)'라는 명칭도 붙였다.

얀코프의 강점은 체격과 적응력이다. 1m90㎝, 85㎏의 체격은 가속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민첩성과 테크닉은 맞춤형 장비로 보완했다. 이상헌(43) 스노보드 대표팀 감독은 "얀코프는 한동안 백사이드 턴(backside turn·보드 뒷부분을 활용하는 회전기술)에 약점이 있었는데, 궁합이 맞는 장비를 찾아 해결했다"고 전했다. 약점을 보완한 뒤 얀코프의 성적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2015~16시즌 55위였다가 2016~17시즌 1위로 치고 올라갔다. 올 시즌도 최상위권(2위)이다.

이상호는 "합동훈련 초창기에 서로 '한 번만이라도 포디움(4위 이내)에 오르면 소원이 없겠다'고 속내를 나눈 적이 있다"며 "톱랭커로 성장한 라도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멘털과 기술이 강점이다. 지난해 2월 테스트이벤트 때 방한했던 얀코프는 당시 "이상호는 다양한 매력을 가졌다. 평소엔 대범하고 낙천적이라 곰을 한 마리 보는 것 같은데, 슬로프에 오르면 무서운 집중력으로 최고 테크닉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상호의 약점은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다. 시간이 해결책이다. 이상헌 감독은 "(이)상호나 얀코프처럼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력은 종이 한 장 차다. 경기 당일 컨디션과 슬로프 상태 같은 작은 변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만큼,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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