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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 '여왕 별 셰프' 앤 소피 픽

서현정 여행 칼럼니스트
서현정 여행 칼럼니스트

[LA중앙일보] 발행 2018/07/14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8/07/13 21:26

3스타 '메종 픽' 등 레스토랑 4곳
프랑스서 4대째 129년간 명성
우아한 장식과 세련된 음식 자랑
여성스러움 앞세워 차별화 전략

 앤 소피 픽은 당대 최고의 여성 셰프로 통한다. 플레이팅으 하는 모습이 우아하다.

앤 소피 픽은 당대 최고의 여성 셰프로 통한다. 플레이팅으 하는 모습이 우아하다.

'메종 픽' 입구에 전시된 역대 『미쉐린 가이드』. 메종 픽은 1900년 창간호부터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진 서현정]

'메종 픽' 입구에 전시된 역대 『미쉐린 가이드』. 메종 픽은 1900년 창간호부터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진 서현정]

 메종 픽 메인 홀. 아시아풍 인테리어가 더해졌다. [사진 Relais&Chteaux]

메종 픽 메인 홀. 아시아풍 인테리어가 더해졌다. [사진 Relais&Chteaux]

음식을 만드는 것은 여성의 일로 여겨지곤 하지만, 전문 셰프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해도 여전히 여성 셰프는 남성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적다. 여성이 주방 안의 최고 책임자가 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남성 셰프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세계 최고 셰프로 꼽히는 여성이 있으니, 바로 앤 소피 픽(Anne Sophie Pic)이다.

소피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아르작(Arzak)' 레스토랑의 후안 마리 아르작(Juan Mari Arzak), 바르셀로나 북부 '산 파우(Sant Pau)'의 카르메 루스카에다(Carme Ruscalleda)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나아가 세계를 대표하는 3대 여성 셰프로 꼽힌다.

가장 많은 미쉐린 별 거느린 여성

지금 소피가 보유하고 있는 미쉐린(미슐랭) 스타는 레스토랑 4곳에서 모두 7개다. 카르메의 도쿄 레스토랑이 2스타에서 1스타가 되고, 소피의 런던 레스토랑이 1스타를 받으면서 소피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쉐린 스타를 보유한 여성이 되었다. 소피는 3스타를 받은 세계 4번째 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 3명의 셰프는 이미 작고한 상태. 미쉐린 스타가 하늘의 별처럼 많다는 프랑스에서도 현재 여성 셰프로서 미쉐린 3스타는 소피 외에는 없다.

메종 픽의 주방.

메종 픽의 주방.

수란의 패랭이꽃잎을 얹었다.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메종 픽의 에피타이저. 아래는 제철 채소와 블랙 트러플을 얹은 토르티야 튀김. [사진 서현정]

수란의 패랭이꽃잎을 얹었다.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메종 픽의 에피타이저. 아래는 제철 채소와 블랙 트러플을 얹은 토르티야 튀김. [사진 서현정]

소피의 메인 레스토랑은 프랑스 남부도시 발랑스(Valence)에 있는 '메종 픽(Maison Pic)'이다. 메종 픽은 세계적인 여성 셰프의 레스토랑이라는 점 말고도, 4대에 걸친 가족의 역사가 남아 있는 프랑스 대표 레스토랑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레스토랑과 호텔은 1889년 소피의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인 유진과 소피 픽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거쳐 소피에게 이어졌는데, 가족이 처음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것은 놀랍게도 1934년이다. 지금과 같은 미쉐린 스타 시스템이 만들어진 1931년 이후 3년 만이었다.

하지만 레스토랑 평가가 항상 최고였던 것은 아니다. 한 때 미쉐린 평가는 별 1개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래 소피는 파리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레스토랑이 어려움에 빠지고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92년 23세 나이로 돌아왔을 때 소피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가족과 함께 레스토랑 주방에서 놀았던 경험뿐이라고 한다. 소피는 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워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고 끝내 가족의 명예를 되찾았다. 그녀를 만나자마자 느껴지는 에너지에서 성공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다.

발랑스는 리옹에서 남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다. 주변에 요란한 관광지가 없는 차분하고 조용한 곳이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의 겉모습도 도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만의 의미와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메종 픽에는 가족의 역사가 구석구석 남아있다. 그 역사는 세계를 이끌어온 프랑스 파인 다이닝의 역사이기도 하다.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소피와 아버지, 할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1900년부터 현재까지 100년 이상 된 수많은 '미쉐린 가이드 북'이다. 메종 픽의 강한 자부심이 입구에서부터 손님을 압도한다.

레스토랑의 모든 장식은 이곳의 오너가 여성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진하지 않은 핑크를 메인 컬러로 블랙과 크리스털, 그레이와 화이트를 화려하고 우아하게 배치했다. 클래식을 기본으로 정교하며 세련되게 현대적인 터치를 더한 음식은 그 컬러와 풍미의 선택부터 로맨틱하다. 수많은 여성 리더들처럼, 처음 일을 배우는 동안 여성성은 소피에게 숨기고 피해야 할 요소였다고 한다. 이제 여성스러움은 다른 레스토랑과 차별화하는 메종 픽만의 자랑스러운 주제다.

가업 이으려 23세에 귀향

레스토랑과 함께하는 호텔도 현대적이고 안락하게 꾸며져 있다. 잘 손질된 정원과 베란다, 커다란 창문에서 남프랑스의 여유가 느껴진다.

부유한 상인의 오래된 저택을 개조했다고 한다. 도시 안에 다른 적당한 숙소가 없으니, 레스토랑과 함께 호텔도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 준비하는 아침 식사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메종 픽의 정찬은 3가지 코스 중에서 선택하며 가격은 180~340유로이다. 평일에는 120유로에 제공되는 3코스 런치 메뉴도 있다.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나오는 제대로 된 정찬이다. 호텔 가격은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1박 300~400유로에서 시작한다.

메종 픽에는 레스토랑 외에, 요리학교와 카페테리아, 그로서리 숍도 있다. 모두 소피의 지휘 아래 메종 픽의 주방을 공유하는 수준 높은 곳이다. 최근에는 가족의 역사를 기리는 패밀리 비스트로 '안드레(Andre)'도 열었다. 처음 미쉐린 3스타를 받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곳으로, 가족의 오랜 메뉴를 간단하지만, 정성을 담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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