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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단절·고립 심화…이민교회 뿌리째 '흔들'

이슈 기획: 한인 이민교회 이대로 좋은가

이민 교회의 존재와 필요성은 한인 1세와 2세 모두에게 화두를 던진다. 이미 한인 교회내 차세대 관련 행사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교회 핼로윈 행사에서 아이들이 사탕을 받고 있다.

이민 교회의 존재와 필요성은 한인 1세와 2세 모두에게 화두를 던진다. 이미 한인 교회내 차세대 관련 행사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교회 핼로윈 행사에서 아이들이 사탕을 받고 있다.

영어권 2세 이질감 커지고
품으려는 프로그램도 부족
뿌리교육·신앙전수 무관심
1세대 통렬한 반성 뒤따라야


지난달 31일 애너하임 지역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는 핼로윈(Halloween) 대체 행사인 'Glow 가족 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000여 명의 아이와 부모들이 참석해 게임과 공연 등을 즐겼다.

물론 모든 행사는 '영어'로 진행됐다. 이 교회 담임목사 조차 행사 진행에 앞서 영어로 기도를 했다. 그만큼 언어 또는 문화적으로 봤을 때 행사에 참여한 대다수의 아이는 1세대와 다른 토양에서 나고 자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인 교회는 한인 사회를 반영한다. 이날 행사는 현재 1세권 교회가 2세대로 전환되는 시점에 놓여있음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한인 2세대는 현재 교계 구조 내에서 1세대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는 한인 1세와 2세 모두에게 한인 교회의 존재와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 김지혜(풀러턴)씨는 "지금이야 아이들에게 집에서 한글 교육도 시키고, 한인 교회에 다니게 하면서 한어권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아이는 90% 이상 영어를 사용한다"며 "이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언어나 문화적으로 1세권 교회와 이질감을 느끼게 될 텐데 계속 한인 교회에 남아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1세 또는 1.5세들도 한인 교회의 미래를 걱정한다. 전반적으로 기독교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층이 교회를 외면하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한인 교회는 미국 내 소수 민족 교회라는 독특성과 세대가 언어와 문화로 나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민 교회만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고민이다.

LA지역 한 교회에서 10여 년 전 영어권 예배를 개설하는데 참여했던 최익수 장로는 "과거와 달리 한국서 유입되는 이민 인구도 크게 줄었고 한인 주요 거주 지역도 한곳에 국한되지 않고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한인 사회 응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며 "이는 지금 1세대 한인 교회들이 운영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한데 거기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2세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한어권 교회들이 미래에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할지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인 목회 현장을 보면 현실이 보인다.

내셔널서베이위원회가 발표한 '북미주 전국 한인교회 실태' 조사(4109명 참여)에 따르면 한인 2세 목회자 5명 중 2명(40.7%)이 "백인 교계 지도자를 사역 모델로 삼아 배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목회자간에도 1세와 2세 사이가 서서히 단절되고 있는 셈이다.

세대간 단절뿐 아니라 한인 교회의 게토화도 심각하다. 조사에 참여한 타민족 응답자 5명 중 3명(61.5%)은 "한인교회와 동역을 해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 내 소수민족 교회의 고립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현실 가운데 과연 '한인 교회'는 이민 사회 내에서 세대간의 공통 분모가 되고, 다인종화된 미국 사회에서 존재적 가치를 지켜갈 수 있을까.

한인 교계내 유일한 기독교 교육 싱크탱크인 G2G와 북미한인기독교연구소는 사역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통합(2016년)을 했었다.

풀러신학교 이학준 박사는 두 기관의 통합 배경을 두고 "이민 사회의 이중 문화를 신앙의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게 없고 현재 이민 교회는 2세 교육에 대한 대응 능력이 없는 상태"라며 "우선 정체성의 뿌리를 찾기 위해 이민 교회 역사를 알려주고 이민자,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우리가 삶에서 접하는 아주 실질적인 문제를 성경적으로 고민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교회가 미래에도 존재적 가치를 유지하려면 다음 세대에 대한 뿌리 교육과 정체성 확립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결국 '코리안-아메리칸'에 대한 정체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한인 사회' '한인 교회' 등의 존재도 무의미해지지 않겠느냐"며 "과거 이민자는 '타향살이' 세대기 때문에 '한인'의 개념을 낯선 땅에서 뭉쳐야 하는 공동체적 관점에서 인식했지만 미국서 태어난 2세에게는 뿌리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인의 정체성을 갖고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역할론적 관점에서 접근해본다면 한인 교회도 필요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1세와 1.5세 부모들이 자녀 세대에 대한 정체성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리버사이드에서 대학 캠퍼스 사역을 하는 필립 이 목사는 "젊은 학생들과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대다수가 부모로부터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중요성은 교육받았지만 1세대가 정체성이나 신앙 문제에는 매우 무관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부모들은 교회 출석만 강조하며 신앙 교육 자체는 교회에 일임하거나 언어나 정체성 교육은 한글 학교에 맡기는 수준인데 사실 모든 것은 부모가 명확한 교육 철학을 갖고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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