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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음료 개발 등 차별화가 커피숍 사는 길

[커피 이야기] 코로나19와 커피시장
고객·직원 위생 중요성 갈수록 부각
문화와 결합 통한 소통에도 힘써야

보건국 지침에 따라 커피를 로스팅하고 있는 로스터.

보건국 지침에 따라 커피를 로스팅하고 있는 로스터.

코로나 19로 인해 전례 없는 자가 대피령이 내려 진지 한 달 반이 지나가고 있다. 남가주 한인 모두가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주정부의 방침을 따랐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단계적으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 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시그니처 음료를 개발중인 카페 알키미스트.

시그니처 음료를 개발중인 카페 알키미스트.

미국에 유학을 왔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커피라는 세계에 빠져 여러 커피 생산지를 방문하고 있지만, 처음 커피가 좋았던 이유는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의 아날로그적인 특성 때문이었다.

모든 게 디지털화되고 인간 관계 또한 각종 SNS의 범람으로 점점 무미 건조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사람의 정을 느끼며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조금은 느리지만 정성을 다해 커피를 내려 줄 수 있는 공간인 카페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런 공간에 코로나 19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점 일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LA 보건국에서는 식당 및 카페에 새로운 지침을 내려 보냈다. 한층 강화된 위생수칙과 위생장갑,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에게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참 어색한 내용이었지만 주변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확진자 수를 보면 당연한 조치라 생각됐다.



이런 와중에 국제 커피 협회(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에서는 코로나 19가 소비자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 기구는 회귀분석을 통해 흥미로운 예상을 하고 있었다.

인터콤으로 주문 받는 LaB 커피 & 로스터.

인터콤으로 주문 받는 LaB 커피 & 로스터.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 71%의 커피 소비를 점유하고 있는 톱 20 커피 소비 국가들의 GDP가 1% 하락할 경우, 커피 소비는 약 0.95%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이다. 이는 60kg(bag) 기준으로 약 160만 백(bag)의 수요감소를 뜻하는데, 컨테이너당 250백이 실린다고 가정하면 컨테이너 6400개 분량의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1%의 GDP 하락만으로도 이렇게 엄청난 양의 커피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데, 이보다 더 심한 경제 불황이 올 경우 세계 커피 시장에 닥칠 위기는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기구는 경제 불황으로 소비자의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자들은 일부 저가 커피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커피 수요에 대한 가계 수익이 비 탄력적이기 때문에 경제 불황이 와도 수요가 크게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코로나19와 카페 전략

ICO의 보고서는 소비 시장을 중심으로 거시적인 분석을 하고 있지만, 읽는 도중에 커피 산지에 있는 많은 친구들과 미주에서 커피업을 하고 계신 지인들 얼굴이 스쳐 갔다.

안 그래도 생활고를 겪고 있는 커피 소농들은 정말 가혹한 시련을 맞을 것 같았고, 직접 소비자들과 대면해야 하는 카페 사장님들의 한숨소리 또한 느껴지는 듯했다. 그래서 거시적인 시장 전망에 절망하지 말고, 미시적으로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사회적 격리기간 중에 타운근처에서 용감하게 카페를 오픈한 한인 사업장은 대략 절반정도 인 것 같다. 어떤 이는 사업을 시작하자 마자 코로나 사태가 터진 경우도 있었고, 사업 확장을 하다 공사가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일반 식당과는 달리 커피는 가격 자체는 물론 객단가가 낮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가 몰고온 매출 감소는 버티기 힘들 지경이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의 위세에 조만간 격리가 해 된다고 해도 전처럼 바리스타들이 고객들과 친근하게 수다를 떨 수 있을까 의문도 든다. 그렇지만 앞으로 남은 1주일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위생이 아닐까 싶다. 몇 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공기 청정기 회사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가본 적이 있다.

청정기로 공기 정화를 해서 그런지 정말 산뜻한 기분이 들었고 눈으로 공기의 청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은 모니터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산소 발생기도 있다고 얘기하는 직원들의 설명에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 카페가 살아 남으려면 맑은 공기는 기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외에도 바리스타와 고객의 위생을 위해서 안면 가리개를 한다던 지 UV 램프를 켜 놓는 것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두 번째는 차별화이다. 카페의 목적상 맛있는 음료로 카페를 남들과 차별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이제 작은 개인 카페들도 대부분 질 좋은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는 로스팅을 한다던 지, 산지에서 생두를 직접 구매하는 다이렉트 트레이딩도 생각해 볼만 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자기 카페만의 시그니처 음료를 개발해 손님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문화의 결합이 필요하다. 카페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아날로그 공간이다. 아무리 코로나 19의 위세가 대단하다 한들, 그 공간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오렌지 카운티의 한 지인의 카페는 지역 예술가들과 콜라보를 하기도 하고, 바닷가에 위치한 이점을 살려 그 지역에서 생산한 서핑복을 판매를 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이 커뮤니티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생각해 왔고 어울려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격리 기간 중 카페를 오픈하고 있으면서 사람은 단지 이기적인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온 본인조차 마스크 하지 않은 손님을 경계하게 되었고, 한 발 더 손님에게 다가가자 한걸음 물러나는 손님을 보면서 이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유명한 록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인 빌리 조엘은 “내 커피 잔 속에 위안이 있다”라고 말했다. 요즘 참 공감이 가는 명언이다. 이번 코로나 19사태가 조만간 극복되기를 기대하며 따뜻한 커피 한잔이 인간미를 회복하는 수단이 되었으면 한다.

<끝>


LA커피칼리지 연응주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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