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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브렉시트 내년 말 완료"…노딜 재연 우려

1막 끝난 브렉시트

"과도기 연장 않겠다" 속도전
FTA 협상 10개월 내 끝내야
시간 너무 촉박해 시장 불안
시장 접근 신FTA 체결한 뒤
순차적 세부 개정 추진할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는 이제 1막이 끝나간다. 앞으로 2막이 더 남았다.'

브렉시트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긴 과정으로 봐야 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은 연극으로 치면 1막이다. 이제 경제 및 비경제분야(정치 및 외교안보)에서 EU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2막). 이후 신관계가 제대로 작동해야(3막), 비로소 영국의 새로운 길 찾기가 본궤도에 오른다.

지난 12일 조기 총선에서는 노동당의 아성이 무너졌다. 북부와 중부 잉글랜드는 과거 제조업의 영광을 간직했으나 쇠락한 노동당의 텃밭이었다. 이번에 보수당 후보들이 이곳에서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상당수 당선됐다. 당수 교체로 중도에 총리가 됐던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은 32년 만에 최대의 압승을 거둬 안정적인 집권 기반을 마련했다. '브렉시트 완수'라는 간단명료한 그의 핵심 공약은 지지부진했던 브렉시트 과정에 지친 민심을 파고들었다. 반면에 제1야당 노동당은 EU와 재협상 후 국민투표 회부라는 어중간한 입장을 보여 상당수의 브렉시트 지지자를 이탈하게 했다. 철도와 전기 등 기간산업의 국유화와 같은 급진적인 공약도 유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7월 말 총리가 된 후 존슨은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서 그의 보수당은 하원 전체 650석 가운데 365석을 거머쥐었다.

아주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해 힘 있는 총리로 '노딜'을 요구하는 당내 강경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탈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EU와의 신관계협상이 필요하다. 벌써 그는 강경한 자세로 나온다.

20일 하원에 제출된 EU 탈퇴협정 법안은 첫 관문을 통과했다. 현재 보수당 의석이 야당 모든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도 80석이 많다는 점에서 가결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보다 더 큰 표차를 기록하면서 무난하게 통과됐다.

이에 따라 하원은 크리스마스 휴회기를 보낸 뒤 내년 1월 7~9일 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한 추가 토론을 한 후 표결을 통해 의결이 되면 하원을 최종 통과하게 되고 이후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진다.

유럽의회는 내년 1월쯤 탈퇴조약을 비준하고 영국은 내년 1월 31일 EU를 떠난다. 그런데 이 법안에 '2020년 12월 31일까지의 과도기(전환 기간)를 연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과도기는 EU를 탈퇴한 영국이 EU법을 자국법으로 바꾸고 여러 준비에 필요하다. 아울러 이 시기에 영국과 EU는 새로운 통상관계 및 비통상관계를 체결해야 한다.

탈퇴조약에 따라 영국은 EU의 관세동맹에서 벗어난다. 미국 및 호주 등 다른 나라들과 독자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대신 영국은 관세동맹 탈퇴의 대가로 EU와의 교역에서 새로운 통상장벽을 마주해야 한다. 영국과 EU는 지난 43년간 지속했던 포괄적인 경제협력을 이어갈 FTA를 원한다. 탈퇴조약에 포함된 양자의 신관계 선언은 포괄적인 경제 및 비경제관계 체결을 목표로 명시했다.

양자 간 상품교역은 비관세로 암묵적 합의가 됐지만, 서비스 교역은 아주 복잡하다. 영국 입장에서는 EU와의 서비스 교역에서 흑자가 나기 때문에 이 게 중요하다. 하지만 10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이처럼 포괄적인 FTA 체결은 어렵다.

내년 1월 영국 하원과 유럽의회가 탈퇴조약을 비준한 후 양자는 통상협상안을 마련해 빠르면 3월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비준을 고려하면 늦어도 10월까지는 신FTA가 합의돼야 하므로 협상 기간은 채 8개월 남짓. EU와 캐나다의 FTA에는 7년이 걸렸다.

이런데도 신임 총리는 과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파운드화는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8일, 보수당의 압승 때 최고치와 비교해 미 달러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2.5%가 넘는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그만큼 시장은 불확실성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내년 6월 30일까지 과도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다시 '노딜' 리스크가 커진다. 일부에서는 존슨이 EU와 최소한의 시장접근을 보장하는 FTA를 과도기 안에 체결한 후 순차적으로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 반면에 EU는 '노딜 위험'을 경계하면서 다소 느긋하다.

이번 선거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한 야당은 전체 52% 정도의 지지를 얻었다. 그만큼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내 세대, 계층, 지역 간 갈등이 더 심해졌다.

세계적 싱크탱크인 미국의 스트래트포(Stratfor)는 내년에도 여전히 브렉시트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분석했다.

영국·EU 새 통상관계 모델은 '캐나다 플러스'

영국은 EU와 새로운 통상관계로 ‘캐나다 플러스’를 원하고 있다. EU와 캐나다 간에는 포괄적 경제통상협정(CETA)이 2017년 9월부터 잠정 발효 중이다. 양자 간 상품은 거의 무관세, 극히 제한된 서비스 교역, 인력의 자유 이동은 사실상 없는 게 CETA의 핵심이다. 그만큼 EU 단일시장 접근이 제한된다. 보수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캐나다 플러스’는 CETA를 기본모델로 하고 영국과 EU가 합의할 새로운 맞춤형 FTA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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