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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혐오하지 않는다면 지지해야

1960년대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스톤월 인'은 동성애 활동을 권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당시의 억압에 지친 성소수자들이 모여 어울릴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술집으로, 뉴욕시경은 동성애자들에게 술을 판다는 이유로 이곳에 출동해 손님과 직원을 체포하기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1969년 6월 28일에는 평상시와 달리 술집 바깥에 있던 성소수자들이 체포를 저지했고,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자리잡은 술집에는 화염병이 던져지는 등 물리적 충돌로 발전한 갈등이 닷새 동안 지속됐다.

미국의 성소수자 권익을 위한 첫 시민운동인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맞아 뉴욕시경은 지난달 당시의 과잉 진압을 공식 사과했으며, 양키 스타디움에는 '스톤월 인' 명패도 설치됐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지난달 30일 서명한 '게이.트랜스 패닉'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을 때 진보 성향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그런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동성애에 대한 반감을 정당화 하려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진보적인 사람"라고 큰소리치는 이들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밖에 나와서 '나는 성소수자'라고 축제를 벌이지 말고 안 보이는 데서 끼리끼리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할 말을 잃는다. 이성애자들이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연인과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고 애정을 표현할 때 "너희는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가서 해라"라는 발언이 혐오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특히 한인 성소수자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외로움과 억울함이 배가된다고 토로한다. 미국 명문대로 유학을 와 미술을 공부한 후, 승승장구 하고 있는 최 씨 역시 그렇게 느낀다.

그는 "미디어나 일상 속에서 보이는 성소수자들의 역할과 영향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아시안 성소수자들의 경우 그런 변화의 순영향보다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는다"고 지적했다.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아시안이라고 차별당하고 한인사회에서는 게이라는 것이 알려질 까 매일 가시밭을 걷는 느낌으로 생활하는 한인 성소수자들은 어디에 가야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최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부터가 세상이 아름답고 포용력이 넘쳐난다는 속 편한 착각 속에 사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스톤월 50주년은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에 그치는 태만을 넘어 그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직접 하고 나설 계기가 돼야 한다.


김아영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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