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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AC and BC

AC(After Corona) and BC(Before Corona)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그만큼 코로나19가 몰고 온 충격은 심각했고 그 후유증 또한 엄청나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사태가 좀 가라앉는 듯하더니 미국의 남서부 지역이 에픽이 되었다. 세계 통계는 확진자 1000만 명, 사망자 50만 명(6월 28일 기준)을 넘어섰다고 한다.

21세기 최첨단의 문명을 이끄는 인간의 지식과 지혜로도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아직도 숨어서 숨을 죽이고 눈치만 보며 살고 있다. 그동안 인류는 수많은 전쟁을 겪어왔다. 나라끼리 힘겨루기, 끝이 보이지 않는 종교전쟁 그리고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과 같은 세균과의 전쟁에서도 이토록 인류를 두려움에 몰아넣고 많은 사상자를 낸 기록은 전무후무하다. 더욱 무서운 일은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적군은 지금도 계속 상승세에 있다는 현실이다.

전 세계 인류가 합심하여 백신과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이 생물학적 무기는 계속 변종하고 있어 참으로 대적하기 힘든 적군이다. 다행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의 증상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 약은 증상 발생 후 10일 이내로 폐렴 판정을 받고 산소 포화도가 94% 이하로 인공호흡기를 해야 하는 중증환자인 경우로 제한해서 사용 가능하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몇 가지 배운 사실이 있다. 뉴욕은 이번 코로나의 에픽이었다. 주정부의 강력한 행정명령인 경제봉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겨우 3개월 만에 진정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살아온 일상생활을 정지하고, 참고 견디며 이 전염병을 전멸한 것이 아니고 확산을 일시 멈춘 상태로 유배시킬 수 있었다. 참으로 장한 시민의식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더운 지역에서 주로 10, 20대들이 바·식당·해변·파티로 그들의 젊음을 터뜨린 결과 제2의 웨이브 값을 치르고 있다. 이 문제의 성격과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울 뿐이다.

뉴욕에서도 초기에는 직업, 직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희생양이 되었으나 스마트한 시민들은 빨리 배우고 빨리 행동으로 옮겨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가족이 모여 사는 저소득층과 무지한 계층에서는 계속 환자 수가 늘어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멈춤 속에 갇혀있어야 할까. 이 멈춤은 우리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강요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삶의 환경, 리듬, 에너지도 바꾸고 가치관을 흔들며 변화를 요구한다. 이 변화는 재택근무, 원격의료 그리고 AI 교육혁명 등 미래에 다가올 현실을 하루아침에 우리 눈앞으로 가져왔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 변화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될 것이다.

소비생활은 거의 온라인 주문으로, 서비스업은 최대의 편의와 안전에 기반을 두어 급성장할 것이다. 어린이나 어른 누구나 컴퓨터 앞에서 공부하고 업무를 보기 때문에 운동 부족은 피할 수 없다. 헬스클럽에 가는 대신 온라인 앱을 통해 각종 코칭서비스와 트레이닝을 받는다. 모두 집안으로 모이기에 주거 공간 확장이 필요하여 전원생활을 선호할 것이다. 코로나는 어쩌면 인류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 예행연습을 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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