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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 민간신앙…'아는 것'에 대한 고찰

뉴욕 개인전 여는 박찬경 설치미술가
남북문제 다룬 단편영화, 사진 등 전시

북미관계 등 시대적 흐름에 관객 호응
분단·이념·대립·선입견에 대한 질문


예술도 '타이밍'이다. 시대적 흐름과 '상생'할 때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진다. 사회적 파급력도 커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박찬경 작가의 뉴욕 전시는 '제철'이다. 남북 관계에 초점을 맞춘 단편영화와 각종 영상 그리고 사진 작품. 평소라면 무관심 속에 스쳐갈 소재지만, 최근 남북관계는 국제적인 관심사다. 남북과 북미, 현재 국제사회에서 북한이란 이슈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형 박찬욱 영화감독과 함께 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선보여 온 박찬경 작가가 13일부터 북한과 남북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미 한국과 대만 등지의 영화제에 출품됐던 작품들을 미국에서도 선보이는 것이다.



개인전이 열릴 맨해튼 티나 킴 갤러리(525 West 21st St)에서 전시회 준비로 분주한 박찬경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의 생각이 좀 더 복잡해지고 '아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총 세 작품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시민의 숲'은 영상과 사진을 합쳐 파노라마 빔 프로젝터를 통해 선보이는 영상설치물이다. 동학 농민 운동, 6·25전쟁, 세월호 등 한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산수화 병풍을 연상시키는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전시된다.

또 하나는 북한의 어린 인민군의 모습을 연출한 16분 남짓의 영상물 '소년병'. 이번 전시에서는 본 영상과 함께 총 6점의 사진들이 함께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31분짜리 단편영화 '반신반의'가 소개된다. 이 작품은 형 박찬욱 감독과 협업하는 '파킹찬스(PARKing CHAN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북한과 남한 출신의 남녀가 각각 출신 체제를 떠나는 여정을 그리며 간첩활동과 체제 이탈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시민의 숲' 은 무녀가 등장하고 상여 소리가 들어가는 등 박 작가 특유의 한국 무속신앙의 면모가 담겨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무속신앙의 요소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나도 카톨릭 집안에서 자라나 이런 것들에 관해 피치 못 할 선입견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으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어딘가에 기대고 위안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한국이 빠른 근대화.도시화를 거치면서 잃게 된 것이 많다고 느껴 민간신앙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전시작 '반신반의'와 '소년병' 모두 남북 관계를 비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분단에 따른 이념적 대립과 선입견을 다뤘다. '소년병'은 무서운 적으로만 생각하는 인민군 중 어린 소년들도 많았다는 점에 착안해 어린 병사가 산속에서 책도 보고 낮잠도 자며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그린다.

박 작가는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시를 본 후 '아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세계에 무속 신앙과 더불어 '유령'이 자주 등장하는 것 또한 그런 이유다. 그는 "극장에서 우리가 보는 영화도 실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빛으로 만들어낸 '유령' 아닌가"라며 "유령이나 귀신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보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있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우리도 분명 곧 죽는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그는 "나도 그걸 알고 싶다"고 했다. 매일 습작을 만들며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방식으로 창작하기에 영감이 떠올라 실행에 옮기기 전에는 차기작이 뭐가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단 "요즘 들어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작품세계를 넓혀 가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사람들은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은 잘 알지만 아시아의 역사를 뒤바꾼 청일전쟁과 그 여파에 대해서는 모르는 걸 당연시한다"며 "앞으로는 범아시아적인 시각에서 한국 사회와 역사를 다루고 싶습니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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