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담글수는 없다

봄 하늘이 참 새삼스럽고 놀랍다. 눈이 부시게 풍만한 연분홍 꽃잎들이 봄바람에 실려 하늘과 땅을 하얗게 덮는다. 어젯밤 비에 깔끔이 샤워를 하고 서 있는 나무들에서 신선한 빛이 난다. 오늘은 원래 도는 산책길을 두 번 돌았는데도 놀라움이 가시질 않아서 기쁘다. 처음 만나는 봄인것 같다.

매순간 변하는 세상이지만 아무리 살아도 이 변화라는건 쉽게 받아드려지질 않는다. 돌아보면 변화 밖에 없는 삶이었는데도 매번 놀라고 영 자연스럽지가 않다. 언제 어른이 되어, 살아있다는 증거인 변화에 편안하고 담담해질 수 있을까. 아니, 그러면 재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내 몸의 변화, 주위 사람들의 변화, 세상의 변화, 요즘 전에 없이 밀려오는 불편한 변화들이 화사한 봄날들까지 희미하게 덮어버리는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한다. 강물은 흐르고 나도 변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같은 아이, 같은 남자를 두 번 안을 수도 없다, 그도 나도 계속 변하고 있으니까.

매사에 그러려니 하면서 습관적으로만 살지말라는 말인가보다. 그러고 보면 매일, 매 순간이 다 새로워야 하는데, 그걸 계속 느끼며 사는건 좀 과잉 감정, 부담일 것 같다.



처음 만나는 봄처럼,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 순간들을 귀하게 보라는 말을 한 번 생각해본다.


김원숙 / 화가·인디애나 블루밍턴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