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4월의 골고다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미명에그가 있다
새벽이면 만나는 언덕 위에
그가 있다
내 죄로 심판 받은 그
고소하고 조롱한 그 죄
창으로 찌른 그 죄
십자 나무 위에 못 박은 그 죄
다시는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이
잘려진 나무
마른 뼈
녹슨 못
무채색 핏자국
처절한 죽음
선명히 되새기는 4월에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나는 꽃송이
그가 매일 죽는 언덕에서
나는 매일 아침 부활한다
모세가 광야에서 놋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심이라*
*요한복음 3:15
최양숙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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