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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어느 가을날

여름 동안 햇빛 속에

살쪄가던 나뭇가지와 푸른 잎들

갈옷으로 갈아입고

화려한 외출에 나선다.





바람에 흔들려 살랑살랑 춤도 춘다.

황혼 빛에 물든 가을 저녁

불타오르는 단풍꽃들의 합창

정원에서 은은히 들려온다.



가을을 넘기지 못한 사람

수십 년 붉게 물든 단풍잎을

한 아름씩 안겨 주던 그의 모습

가을 속으로 사라져 간다.



국화꽃 환하게 미소 짓는 앞뜰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밝아오는 아침 하늘을 흔든다.


김복연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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