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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만큼 무섭다’…북 확성기 공포, 왜

[뉴욕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5/08/24 08:15

김정은 실상 고발, 아이유 노래에 북 병사 마음 흔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대북 확성기로 방송되면 전방의 북한군들이 황급하게 빨래를 거둬들이는 게 관측되곤 했다.”

전방에서 대북심리전을 담당했던 한 예비역 장교의 회고다. 대북 확성기 방송의 위력을 보여주는 얘기다.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사흘째 계속된 남북 간 고위급 접촉에서 북측이 문제삼는 현안 중 하나가 지뢰 도발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11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이다. 포격사건을 부른 대상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북측에선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4일 “북한을 막무가내 식으로 비난하는 자극적인 내용은 오히려 체제 결속이라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요즘엔 남한의 풍요롭고 자유스런 문화를 소개하는 방송을 주로 내보낸다”고 했다.

군에 따르면 대북 방송은 크게 4가지다.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공개 등이다. 이 중 핵심은 북한 사회의 실상을 전달하는 것이다. 외부 세계는 알지만 북한 주민이나 군인들이 모르는 북한 소식이다.

최근 군이 내보낸 대북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을 3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후 한 번도 외국 방문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대내적으로 전지전능한 것처럼 칭송받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대북 방송에서 김정은의 직책은 생략한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자유의 소리’로 명명된 심리전 FM 방송”이라며 “현재 군은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방송시설을 가동하고 있으며, 방송시간은 하루 8시간”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대북 방송은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내보내 젊은 북한군들의 마음을 파고 드는 전략도 펴고 있다.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이다.

동국대 김용현(북한학) 교수는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을 담지 않은 남한의 신세대 노래들은 혈기왕성한 북한군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될 것”이라며 “충성과 복종 등을 주제로 한 북한 가요와 달리 남한 가요는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류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 신세대 군인들에게 더욱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정권이 대북 방송을 극도로 민감해하는 이유다.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 하는데 민감한 정보와 서구 문화가 유입될 경우 내부 결속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탈북자 단체가 살포하는 대북 전단에 적개심을 갖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북 전단에는 주로 주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깨닫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북한 고위층의 문란한 사생활을 고스란히 공개한다. 전단과 함께 뿌려진 일명 ‘빨간 책’이라고 불리는 소책자는 북한의 최고 존엄을 상징하는 백두혈통의 허상을 담고 있다.

‘김일성 패밀리’의 가계도를 통해 김정은이 친일파 고영희의 자식이라고 주장해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남한의 TV드라마를 담은 DVD와 1달러 짜리 지폐를 함께 살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에는 우리 민간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군이 14.5㎜ 고사포 10여 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최익재ㆍ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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