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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도 '3색 정신'은 꺼지지 않는다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5/11/16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5/11/15 20:53

광장의 시민들 피켓 추모
파리 상징 옛 문구도 등장

&#39;힘내라 프랑스&#39; 지구촌 밝힌 인류애<br><br>파리 11.13 테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14일 파리의 상징 에펠탑[1]은 조명을 껐다. 그러나 전 세계의 주요 상징물들은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3색 조명을 밝히며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이어갔다. [2] 3색 조명으로 물든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 [3]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4] 미국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의 개선문 [5]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6] 중국 상하이 엑스포 건물 [7]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관람차 런던아이도 청.백.적색 조명을 켰다. [AP.신화=뉴시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힘내라 프랑스' 지구촌 밝힌 인류애

파리 11.13 테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14일 파리의 상징 에펠탑[1]은 조명을 껐다. 그러나 전 세계의 주요 상징물들은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3색 조명을 밝히며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이어갔다. [2] 3색 조명으로 물든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 [3]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4] 미국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의 개선문 [5]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6] 중국 상하이 엑스포 건물 [7]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관람차 런던아이도 청.백.적색 조명을 켰다. [AP.신화=뉴시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14일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 광장 조각상 주위엔 초와 꽃다발 글귀가 자리했다. 전날 밤 9시20분부터 이날 0시20분까지 8곳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최소 132명(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10시 현재)이 숨진 걸 추모해서다. 프랑스로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였다.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을 빼곤 모두 공화국 광장 인근에서 벌어졌다. 시민들이 광장을 찾는 이유다. 'Innocent(무고하다)' 'Pray For Paris(파리를 위한 기도)'란 글귀가 보였다. "테러 이후 우린 더 강해질 것이다. 공포는 없다"는 손글씨도 보였다. 평화를 상징하는 심벌의 안이 에펠탑으로 바뀌었다.

'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 중세인 1358년부터 파리를 상징한 문장(紋章)으로 쓰였다. 중세 상인들의 이익집단인 한자동맹 소속 파리 상인들이 센강이 요동쳐도 파리라는 범선은 가라앉지 않고 꿋꿋이 항해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아 이 문장을 썼다. 이게 자유.평등.박애란 근대 정신의 발상지인 공화국 광장 한쪽에 거대한 그라피티로 등장했다. 테러 후 그려진 것이라고 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만큼 절박했던 것일까. 프랑스인들의 마음 풍경이 아렸다.

파리의 밤을 밝히던 에펠탑은 이날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조명을 껐다. 하지만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등 전 세계 주요 상징물들은 삼색기의 불빛을 밝히며 프랑스의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이어나갔다.

10개월 전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흔적은 여전했다. '즈 쉬 샤를리(Je Suis Charlie 나는 샤를리다)'도 남아 있었다. 당시엔 "리베르테(자유)"의 열띤 함성이 광장을 삼켰다. 추가 테러를 우려한 듯 광장에 모인 군중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보다 크게 줄었다. 경찰이 수시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했다. 광장을 찾은 한 여성은 "우린 어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공포 속에 살긴 싫다. 함께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록 공연을 즐기던 8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근에 살던 르몽드 기자가 찍은 동영상엔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 위로 산 사람들이 달렸다. 생사는 이렇듯 절실했다.

인근 본비에르 카페 주변엔 수십 개의 총탄 자국이 선연했다. 이곳에서 5명이 숨졌다. 열 살 남짓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선 초에 불이 꺼지면 곧바로 옆 초를 들어 불을 붙이길 반복하고 있었다. 뜨거울 텐데도 아랑곳없었다. 테러범의 살의와 아이의 사명감의 대비는 이질적이었으되 현실적이었다. 파리 시민 마리옹은 "내 도시를 보고 내 거리를 보고 내 사람들을 보며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싶었다. 우린 싸울 것이다. 우리나라도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다시 걸음을 옮긴 지 5분 남짓 르카리옹 바에 도착했다. 15명이 숨진 곳이다. 총알 구멍엔 꽃이 꽂혀 있었다. 동네 주민 쥘리에트는 "여긴 정말 특별할 게 없는 동네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사는 데다. 아무런 상징성도 없다. 어디서나 일어났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누구든 테러 대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쥘리에트는 "오늘 낮 누군가에게 담뱃불을 빌렸더니 '정말 미안합니다. 없어요. 미안해요'라고 하더라. 별일 아니었는데도 정말 미안해했다. '무슨 얘기냐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해줬다. 모두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상한 감정이다. 함께한다는 느낌이기도 하다"고 했다.

실제 공감과 연대를 체감할 순간들이 이어졌다. 당국의 헌혈 요청에 세 시간 줄을 서 피를 내어준 이가 많았다. 조한나 나자르는 "한 번도 헌혈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었다"고 했다.

IS는 14일 공식 인터넷 선전 매체에 올린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에서 "8명의 형제가 십자군 프랑스의 수도를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테러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프랑스는 14일부터 사흘간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가 안보 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다. 국경 검문을 강화했고 학교와 에펠탑 등 주요 관광시설 등의 문을 닫았으며 스포츠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추가 테러 우려에서다. (루브르 등 주요 박물관은 16일 오후 1시부터 다시 문을 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파리에 요원을 파견해 테러 정보 수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라로저 코언은 14일 칼럼에서 "파리를 구하려면 IS를 물리쳐라. 인류의 이름으로 IS를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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