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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별곡(夫婦別曲) - 이 부부가 사는 법 “어떻게 아내 사랑이 변하니?”

같은 곳을 바라봐주는 ‘홀인원’ 부부
‘식스팩’ 김태구씨의 아내사랑, 아내자랑

<2019년 6월 20일 A-2에 이어서>


“주말 골퍼는 들어보셨죠. 그럼 홀리데이 골퍼는? 못 들어보셨어요?”

Paragon Denture Art 비즈니스로 주말에도 바쁘면 일해야 하기 때문에 법정 공휴일에야 필드를 찾는다는 김태구.써니 김 부부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미국 이민생활 아시잖아요?”



남편 김태구씨는 70년대 미국 이민온 당시의 고생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파란만장’한 두 청춘의 '미국정착기'를 말로 써내려갔다.

녹록치 않았던 당시 이민생활에 1996년도 되서야 처음 잡아본 골프채가 No.7 아이언이었다고 한다. 그것도 남의 채 빌려서!

먹고 살기 바빠, 공 칠 여건이 안 된 이민자 형편이야 누구나 수긍할 일.

"2000년 시애틀로 다시 오고, 2006년엔 ‘험한 일’ 겪은 다음 한참 뒤인 최근 3,4년 전부터 조금씩 골프 치다 오늘까지 왔다"는 두 부부의 이민 삶 너머로 “나혼자 살기도 힘들어 다른 데 신경쓸 겨를 없었다”는 과거의 회상이 애틋하고 아련했다.

김태구씨는 "아내를 보면 뉴질랜드 교포 골프선수 리디아 고가 연상된다"며, 연신 아내를 골프천재로 바라본다.

“샷이 완전히 남자 샷입니다. 길기도 하고, 정확도도 있지만 여자들이 하기 힘든… 그린에 백스핀도 팍팍 먹고… 살림하지, 일하지… 나보다 연습량이 훨씬 적은 데도 운동 많이 한 저보다 훨씬 낫습니다. 뉴캐슬 가서 이븐도 치고 언더도 치고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잘 칩니다.”

김태구씨는 전하는 이야기 사이사이 “당신은 골프천재야”라며 써니 김씨를 한껏 추켜세운다.

2016년 6월부터 백인 부자(父子)의 권유로 용기내 도전한 골프.

2017년 달라스 미주체전 은메달리스트, 2018년 7월 서북미 한인골프회 4개국(한국, 중국, 베트남, 라오스) 대항전 71 최저타로 전체 메달리스트, 2018년 10월 캐나다 PNGA 네트챔피온, 2019년 제20회 시애틀 미주체전에 남녀 통틀어 최저타(75타) ‘수석선수’로 출전한다. 물론 김태구씨도 수퍼시니어로 아내와 함께 경기에 나선다.

3년 안에 생각치도 못한 기량을 맘껏 뽐내니, 남편의 승부욕 발동이야 당연지사(當然之事)다.

아내의 가능성을 본 김태구씨는 '관록 화려'한 아내를 자꾸 ‘푸쉬(PUSH)’한다.

주말골퍼, 홀리데이 골퍼를 즐기는 아내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글 찬스 놓친 아내를 나무라는 혹독한 남편.

박세리를 스타로 키운 아버지 박준철씨가 마치 앞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스페셜 레슨도, 연습량도 많지 않은데, 주말골퍼로 너무 신기합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또다시 ‘골프천재’ 아내자랑이 이어진다.

해군 군대생활 때 쫄병임에도 인기투표 2등을 했을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김태구씨.

그런데 아내 써니 김씨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한테 잘 베풀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임은 무조건 인정한다”면서도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라… 또 자기 스스로 30대 청춘으로 착각하니… 천방지축 말 띠”라며 흉을 본다.

“원래 말 없고 듣기만 하는 다소곳한 사람”이라며 아내의 성품을 되짚는 자리에서 갑자기 “태권도 공인 4단으로 아내를 태권도 유단자 만들었다’는 뜬금없는 전력(!)도 절로 튀어나왔다.

“아직도 괜찮다”며 “식스팩 몸짱은 내 남편 가족의 유전”이라고 추임새를 넣는 써니 김씨.

"더 이상 아내를 아프게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날을 돌아보니 너무 미안하다!"며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이 '철든 부부골퍼' 박세리 버전같다.

상상외로 재미나게 사는 부부를 만나 오랜만에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시애틀 미주체전에서 펼쳐질 부부판 명승부를 기대하며...

“더 높이 더 멀리 열정으로 하나되자”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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