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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파일 스포츠 24시-추바카의 저주

[시애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6/08/25 13:14

191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 해 겨울 베이브 루스를 뉴욕양키스로 트레이드 한 이후 수십 년간 우승을 하지 못하자 베이브 루스의 애칭을 따서 만든 말이 바로 '밤비노의 저주'다.
지난해 보스턴이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저주는 풀렸지만 보스턴 구단은 86년간 '밤비노의 저주'로 곤혹을 치렀다.

실제로 루스가 트레이드 시킨 것이 억울해 저주를 내렸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팬들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때마다 구단을 '밤비노의 저주'란 말로 질책했다.
전통의 강팀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패권을 86년 동안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으니 '밤비노의 저주'라는 말대로 베이브 루스가 마치 저주라도 내렸던 걸로 믿어질 만도 하다.

올시즌 시애틀 매리너스도 6년간 공들여 키워낸 추신수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 시키고는 성적이 곤두박질쳐 비슷한 곤혹을 치렀다.
물론 추신수는 베이브 루스와 달리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다 트레이드돼 비슷한 경우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 유망주 추신수를 트레이드한다고 발표한 매리너스는 트레이드 성사 이후 4승 15패를 기록하며 꼴지로 곤두박질 쳤고, 추신수는 새 둥지 클리블랜드에서 4할대에 육박하는 방망이를 휘두르자 팬들은 잘못된 트레이드라고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11연패하며 역대 기록 14연패를 갈아치울 조짐까지 보이자 서서히 팬들은 추신수를 트레이드해서 생긴 저주라며 추신수의 애칭을 따 '추바카의 저주'란 말을 만들어 냈다.
11연패 하는 동안 두 자릿수 이상의 안타를 기록한 경기가 5번이나 됐지만 경기는 풀리지 않았고 연패의 사슬은 끊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지난 1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18안타를 때리고도 패하는 '이상한 불운'에 시달렸다.

그러나 우연치 않게 추신수의 고등학교 2년 선배 백차승이 저주를 푸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백차승은 양키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서 연패탈출이라는 특명을 받고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3실점으로 차분하게 막으며 선발투수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양키스의 강타선을 5이닝동안 3피안타로 막아냈기에 9회말 터진 애드리언 벨트레의 홈런이 결승끝내기 홈런이 될 수 있었다.
11연패를 하는 동안 매리너스 선발투수 가운데 5회 이상 투구하고 3안타만을 내준 투수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백차승의 투구는 더욱 빛났다.

벨트레의 홈런으로 경기가 마무리되자 세이프코필드를 찾은 4만여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당연히 벨트레였지만, 박수의 의미 속에는 '추바카의 저주'를 푸는데 디딤돌 역할을 한 백차승의 호투에 대한 격려도 포함됐다.

아마도 '추바카의 저주'도 선배의 호투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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