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널뛰기’ 요동

사우디 ‘대책 모색’ 회의 제안

지난주 폭등으로 세계를 긴장시켰던 국제유가가 미 달러화 가치 상승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국 회담 제의 소식 등으로 9일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 널뛰기가 계속되고 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보다 4.19달러(3%) 떨어진 배럴당 134.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3.9달러(2.8%) 내린 배럴당 133.7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지난 6일 배럴당 10달러가 넘은 사상 최대폭으로 올랐던 부담에다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급등세가 진정됐다.

거기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최고치에 달한 유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산유국과 소비국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하는 등 고유가 대응방안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우디 내각은 이날 압둘라 국왕이 주재한 회의에서 지난 주말 유가가 배럴당 138.54 달러까지 폭등한 것은 시장 기반과 아무 관련도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는 견해를 확인하고,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에게 석유 생산국과 소비국, 관련업체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조만간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내각은 또 성명에서 사우디는 이달에 생산량을 늘렸고 모든 석유업체들과 소비국들에 추가로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와코비아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위테나우어는 “산유국과 소비국 간의 대화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금까지 이런 대화를 통해 특별한 조치가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주에 가치 급락으로 유가 급등을 불러왔던 미 달러화는 9일 오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5662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6일의 1.5778달러에 비해 가치가 0.7% 올라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한편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평균은 이날 갤런당 주말보다 1.8센트 오른 4.023달러로 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에서는 10일(현지시간) 7월 인도분 경유가 한때 배럴당 135달러까지 올랐다가 134.04달러로 마감됐다. 싱가포르 내 퍼빈&거츠의 에너지 분석가 빅토 슘은 “시장이 잠시 숨을 돌리고 있긴 하지만, 국제유가는 조만간 배럴당 150달러로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는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