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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와라 주님의 세계는! 숨겨진 보화와 같은 기도의 여인들

이안나 기자 anna@cktimes.net
이안나 기자 anna@cktimes.net

[토론토 중앙일보] 발행 2012/12/24  5면 기사입력 2013/01/16 13:27

365일 새벽을 기도로 열며
허리를 동이며 무릎을 꿇고
장애아들의 삶 한가운데 서서

한해가 가고 또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연말이다. 올 한해를 시작하면서 꿈꾸었던 새로운 계획과 소망들. 이제 한해를 보내면서 계획했던 일들, 소망했던 일들을 세어보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해야 하는 때다. 특별히 이땅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맞이하고 소망의 한해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구원의 확신과 믿음, 기도생활에 대한 깊은 성찰과 회개가 있는 때이며 다시 일어설 은혜를 구하는 때다.

주위를 돌아보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속에 믿음의 기도를 드리며 믿음을 행하는 모범을 보이는 이들을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밤을 지새고 새벽을 맞이하며 쉼없는 기도로 사람과 교회와 사회를 살리는 그리스도의 편지와 같은 이들이 있다. 또 헌신적으로 교회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 다양한 고난 가운데 처해 있는 주변인들을 돌아보며 시간과 물질과 정성으로 섬기는 그리스도의 향기와 같은 이들이 있다.

◇ 365일 새벽기도의 젊은 용사

박미경

박미경

어느 교회나 365일 새벽기도는 목회자나 목회자의 사모, 또는 나이드신 권사님들에게 속한 듯 여겨진다. 사실 고단한 이민사회에서 365일 새벽기도를 하는 교회도 드물다. 고단한 이민사회라는 이유가 아니어도 한국과는 달리 대부분 교회와 집과의 거리가 기본적으로 꽤 떨어져 있는 원인도 있고, 예배당을 랜트해 사용하는 소규모 교회들의 경우 새벽기도를 위한 공간을 또다시 랜트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어쨌든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 새벽기도의 전통을 이어 365일 눈이오나 비가오나 새벽에 하나님의 전에 나와 기도한다는 것은 믿음생활의 도전이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격려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365일 새벽기도가 드려지는 미시사가의 한 교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이면 어김없이 하나님의 전을 찾는 새벽기도 용사들의 대열에 한 젊은 여성(박미경, 44, 서부장로교회)이 유난히 눈에 띤다. 새벽예배의 시작은 오전6시. 그러나 이미 30-40분 전이면 이미 우렁찬 기도의 소리가 하늘을 연다. 긴 머리에 가녀린 몸매. 언뜻 보아서는 무척이나 젊은 이 여인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나님을 향해 가장 먼저 기도의 향연을 올려드린다. 벌써 5년째. 지금은 주일 예배부에서 봉사를 하고 있지만 그녀는 새벽예배를 드리러 오는 교인들에게만 잘 알려져 있을 뿐 교인들과의 교제가 그다지 없었다. 새벽기도에 늘 오는 교인들도 실상 개인적으로 잘 안다기 보다 몇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늘 가장 먼저 새벽예배 자리에 나와 있는 그녀를 알게 된 것. 그녀는 새벽기도로 그날 하루를 산다며 웃는다. 그래서 또 하루를 살기 위해서는 새벽기도에서 주님을 뵈어야 한다고….

그녀가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된 때는 2008년 캐나다로 이주해 미시사가 지역에 정착해서 부터다. 한국에서는 교회 교역자들이 늘 교회에 나오도록 청해주던 상황에 익숙해져 있던 그녀는 낯선 땅에서 만나는 한인들이 아무도 교회에 오라고 청해주지 않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갑자기 덜컥 겁이 났어요. 나 스스로 하나님을 찾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하나님께로 이끌어 주지 않겠구나, 이러다가 내가 무기력하게 쓰러지겠구나, 이러다가 내가 하나님을 잃어버리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엄습했어요.” 마침 멀지않은 곳에 365일 새벽기도를 드리는 교회를 찾게 됐고 그날부터 그녀는 어김없이 새벽을 깨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새벽을 깨우기 시작했지만 점차 말씀에 은혜를 받고 주변인들과 교회, 그리고 사회를 위한 기도로 점차 기도의 지경을 넓혀갔다. 어느날 새벽기도 중, “새벽기도가 바로 노동”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이젠 더욱 사명감에 불타 한 날도 놓칠 수 없다는 결연함과 기쁨으로 새벽기도를 드린다고 고백하는 그녀. 5년을 써내려온 두툼한 새벽기도 노트는 아들을 위한 귀한 믿음의 유산이다. “새벽기도를 통해 주님과 깊은 교제가 무엇인지 경험합니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있어요. 더우기 일상생활에서도 구하지 않아도 세세히 필요를 채우시는 주님을 경험하는 하루하루가 놀라울 뿐입니다.” 새벽기도의 용사인 그녀를 알아보는 주변인들의 기도 부탁이 나날이 늘어간다.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보잘것 없는 자신을 믿고 기도를 부탁하는 분들로 인해 더더욱 기도를 쉴 수 없다는 그녀는 오늘도 기도의 제목들을 들고 새벽마다 더욱 담대히 하나님 보좌 앞으로 나아간다.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시편5:3)

◇ 교회를 지키고 성도를 돌아보는 영적 어미

정혜영

정혜영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 둥지 위에 틀어 앉아 아기새들을 보호하는 어미새마냥 이민교회의 모진 풍파를 견디며 한결같이 한 교회를 지켜 온 어미새와 같은 기도의 여인(정혜영,65, 토론토중앙교회)이 있다. 공항 옆에 둥지를 틀고 오고 가는 고단한 이민자들의 믿음의 공동체가 되어 온 한 교회. 쉽지 않은 이민생활을 함께 견뎌 나가는 여느 이민교회의 운명과 다르지 않게 세월의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온 이 교회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삶이 고단한 이민자들을 사랑으로 품어주고 격려로 세워주고 있다.

교회의 세월을 함께 견뎌온 몇몇 중 하나인 그녀는 이 교회를 거쳐 믿음이 성장한 많은 이들에게 영적 어미로 회자되고 있다. “12년 전 그분을 처음 만난 후 저는 그분께 많은 빚을 졌습니다. 믿음의 1세인 저에게는 신앙의 어머니와 같은 분이십니다. 진심으로 밤을 새워 중보기도해 주시는 분이고 먼길을 마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와 함께 부둥켜 안고 기도해 주시는 분입니다. 저에게만 그러신게 아니에요. 이 교회 문턱을 넘은 새신자들이 이분이 해주시는 밥을 먹고 이분의 섬김을 통해 영적으로 성숙해 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은 집을 이사한 관계로 거리가 너무 멀어져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최소미(43)씨의 고백이다. 눈을 수술한 관계로 운전을 할 수 없는 그녀는 기도가 필요한 연약한 이들의 가정을 찾아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지하철을 타는 등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교회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성도들이, 그래서 어려움을 아직 누구와도 나누기 힘들 때 어찌어찌 연결된 그녀에게 속사정을 털어놓으면 정권사는 밤을 지새며 새벽을 깨우며 그들과 함께 기도한다.

기도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금식을 서슴치 않으며 그들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허리를 동이며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중보기도를 배운다.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너희에게서 온 에바브라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그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 너희로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있게 서기를 구하나니”(골로새서4:12)

◇ 장애아들의 삶 한 가운데 서 있는 그들의 어머니

“벌써 5년 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그분을 뵌 것이…. 교회에서 한창 여름성경경학교가 진행 중이었죠. 그분의 따님이 제가 다니는 교회 주일학교 전도사님이신데 마침 그날 함께 오셨었어요. 그런데 그분은 다 큰 장애인 학생을 한 명 데리고 계셨어요. 나중에 다른 분께 여쭈어보니 그 장애우 어머니가 며칠 여행을 가셔서 그분이 집에서 맡아 돌보고 계시다더군요. 그때 ‘아~ 이런 분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교회나 기관에서 사역으로 돌보는 정도까지는 이해했지만 아무리 사정이 있어도 그렇게 몇날 며칠을 무작정 맡기는 부모들이 있다는 것도 좀 놀랬구요, 그 장애우를 집에서 맡아 돌봐주는 그분께 정말 감동했습니다.” 미시사가에 거주하는 이혜령(41)씨의 이야기다.

이씨가 감동했다는 그분은 바로 토론토의 장애아들을 가진 부모들에게는 잘 알려진 우미자 전도사(현 한인장로교회 사랑부 담당 교역자). 우전도사가 장애아들을 돌보아 온 세월은 이미 20년이 다 돼 간다. 한국에서 교육신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에 늘 관심이 많던 우전도사는 1990년에 캐나다에 왔다. 관심이 있어서 그랬을까. 우연히 장애아를 둔 가정을 하나 둘 알게 됐고, 그 아이들과 가정을 개인적으로 돕게 됐다. 돕다보니 장애아들이 어렸을 때는 그나마 정부에서 개설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고 갈만한 보호 교육시설도 있지만, 18세가 넘으면 아무곳에도 속할 수 없고 그들을 받아주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을 알게 됐다.

우전도사의 안타까움이 나날이 깊어가던 중 한인장로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게 되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장애아들을 위한 종일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진행하며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랑과 정성으로 장애아들을 섬겼다. 2000년부터는 당시 한인장로교회 목사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주중 프로그램을 갖춘 장애인 학교를 진행하게 됐다. 현재 주중 프로그램 운영은 중단됐지만 지금까지 토요일 종일반 프로그램, 주중 프로그램, 주일 사랑부 예배를 통해 우전도사와 많은 봉사자들의 사랑과 따뜻한 손길을 거친 장애아들은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고 옆에서 지켜보던 교우들은 입을 모은다. “찬양과 예배를 통해 아이들이 치유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장애아들은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분노를 곧잘 표현합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도 가라앉고, 발작도 줄어들고, 굉장히 차분하고 온순해 지는 모습을 봅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아이들을 만지시는 것을 느낍니다. 정말 놀랍고 감동적입니다.”

사랑부에서 장애아들을 섬기기 시작한 자원봉사자들은 좀처럼 사랑부를 떠나지 못한다. 장애아들의 변화를 보며,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함께 경험하고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을 함께 체험하기 때문이라고 봉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섬기러 왔다가 도리어 은혜를 체험하고 섬김을 받는다는 것이 봉사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어린시절 우전도사를 만나 그녀의 사랑과 섬김 속에 자라나 어느덧 칼리지를 졸업하고 장애아들을 위한 교사가 된 장애우도 있다. 무관심속에 내팽개쳐지기 쉬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우전도사와 봉사자들의 이름도 빛도 없는 섬김과 사랑으로 기쁨과 감사의 삶으로 거듭난다.

우전도사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바로 장애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그룹 홈(Group Home)’을 마련하는 것이다. 장애아를 자녀로 둔 가정은 대부분 여러가지 어려움을 경험한다. 일반 가정도 세상풍파를 겪기 마련인데 장애아를 데리고 헤쳐 나가는 세상사가 어찌 녹록하랴. 그렇다보니 잠시지만 방황의 시간을 겪는 부모들도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장애를 가진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런 저런 사유로 오갈데 없이 방치되기 쉽상인 장애아들을 재우고 먹이고 입히면서 사랑으로 돌보고 싶은 것이 우전도사의 오랜 꿈이다. 또 잠시 장애아들을 맡아 돌보면서 어려움을 겪는 장애아 가정의 회복을 돕고 싶은 것이 우전도사의 넉넉한 사랑의 마음이다.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우전도사의 사랑의 행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전도사의 삶은 장애아들의 삶 속에 경계선 없이 그대로 녹아 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일서4:7-8)

2012번째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사랑의 확증으로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내 삶 가운데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아야 하는 때다. 이같은 때 그동안 주변에서 접하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수소문을 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붉어지는 눈시울을 소매자락으로 훔쳤고 따뜻해지는 가슴을 식지 않도록 보듬으며 행복했다. 사랑으로 봉사하며 기도로 섬기는 여인들이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주의깊게 돌아보고 귀를 기울여 보면 이들처럼 빛이 되어 어둠을 밝히고 소금이 되어 맛을 내는 귀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연말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우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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