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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짓는 인사만으로도 사회는 한층 푸근

본보 벽두기획 캠페인 - 이것만은 해봅시다 [1]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는 말이 있듯이 캐나다에 살면 캐나다의 풍습을 따라야 할 터. 이곳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은 한국에서 중산층의 삶을 살다가 자녀교육이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이민 온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다시 말해 평균 이상의 교양을 갖춘 지성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격차와 언어장벽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캐나다에서의 한인들의 삶은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된다. 한인들은 이곳의 생활 풍습이나 요령에 익숙하지 않아 종종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을 노출 시키고 있다. 새해를 맞이해 저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찬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기려는 다짐들을 하고 있는 이때에, 본보는 보다 성숙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꼭 버리고 가야 할’ 모습들을 하나씩 점검하고 되짚어보고자 한다.

♦미소짓자 그리고 인사를 나누자

다들 인식하고 있겠지만 한인들은 대체로 인사에 너무 인색하다. 평상시 자주 보는 사람과마주쳐도 애써 외면하거나 심지어 가던 길의 방향을 틀어서 걸어가는 사람이 많다. 인사나누기 훈련이 전혀 돼있지 않아 하루이틀만 못봐도 이내 쑥스러워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용기를 내어서(?) 인사를 건네면 한결 편할텐데도 그러질 못한다. 이민 온지 6개월이 채 안된 정진훈(42, 토론토)씨는 얼마 전 교회에 갔다가 매우 실망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설교 시간에 목사님이 전후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라고 주문하길래 좀 어색했지만 용기를 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넸는데 그 사람은 앞만 쳐다보고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대부분 어설프게나마 인사를 주고 받는데 유독 꼿꼿하게 앉아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뭔가 얼어붙어 있는 사람들 같았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 그도 인사를 주고받으라는 주문만 나오면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민 5년차인 김승배(47, 에토비코)씨는 영어도 배울 겸 동네 가까이에 있는 제법 크고 유명한 캐네디언 교회에 가족과 함께 나간 적이 있다고 한다. 예배 스타일이 좀 자유스럽고 파격적이어서 처음엔 적응이 잘 안됐다.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때 목사가 전후좌우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누라고 그래서 좌우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캐네디언들은 예외없이 악수를 청하고 눈을 마주치며 아주 밝게 웃으며 (조금은 왁자지껄 할 정도로)인사를 나누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인사를 다 했다고 자부심을 갖고 흐믓한 마음으로 있는데 뒤에 있는 사람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악수를 청하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했다. 어찌나 쑥스럽고 고맙던지 캐나다를 좋은 나라로 여기게 됐다.”며 그날의 강렬한 인상을 전했다. 1년 전 아파트에 살다가 중산층이 몰려사는 마을에 단독주택을 구입해 이사간 황인규(49, 리치몬드힐)씨는 “양 옆집 중 한국사람과는 한번 인사를 나누었을 뿐 평상시 드나들때 거의 마주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마주치지 않으려고 숨바꼭질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반면에 이란사람과는 자주 이야기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한인들은 “표정이 굳어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카메라 앞에 서거나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굳어지는 얼굴.. 입꼬리에 실을 매달아 잡아당겨서라도 살짝 올리기만 하면 환하게 웃는 얼굴이 나올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억지로는 안되지만 그래도 표정을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건 바로 인사를 잘하면 된다. 인사를 할 때는 본능적으로 얼굴 근육이 웃는 얼굴로 바뀐다. 험상궂은 인상을 쓰면서 인사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러니까 서로 마주치는 사람에게는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한국사람에게는 “안녕하세요?” 비한인에게는 “하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듯이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넬 수 있을 때 진정한 캐네디언으로서의 교양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물론이고 어디에서든 지인을 만나면 인사부터 나누자. 미소는 필수다.


조성진 기자 jean@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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