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500만원 짜리 와인이 식초라니…

[e칼럼] 와인에도 생명이 있다

“예전에 선물 받은 프랑스 와인이 집에 있는데요, 1982년 산이라 꽤 값이 나갈 것 같은데 어느 정도 하는 와인인지 궁금해서 전화 했습니다.
” 라는 전화를 가끔씩 받는다.

“아! 그래요. 와인이 무언가요?”
“네… 이게 귀한 와인이라고 하더군요. 샤또 무통 로스 챠일…드?…”
“아. 샤또 무똥 롯쉴드(Chateau Mouton Rothschild) 1982년산 와인이군요. 엄청난 와인을 가지고 계시군요.”



샤또 무똥 롯쉴드는 프랑스 보르도의 5대 특급 샤또(Chateau) 중 하나로 매우 유명한 보르도의 성이자 와이너리이다.
이젠 국내에서도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와인들로 빈티지(Vintage =수확년도)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하루가 다르게 달라질 정도이다.


게다가 1982년 빈티지는 세기적인 빈티지로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에 100점 만점을 줄 정도로 ‘완벽한’ 와인이다.
1982년산 샤또 무똥 롯쉴드를 구하려면 이제는 경매에서나 볼 수 있으며 적어도 500만원 이상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일부 애호가가 소장하는 것 외에는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와인을 잘 몰라서요. 그런데 이 와인의 가격이 궁금합니다.
비싸다고 들었는데 혹시 팔 수도 있는지 해서요. 저는 와인을 잘 마시지 않거든요”

“그래요? 선물은 언제쯤 받았나요? 보관은 어떻게 하셨나요 “ 일단은, 와인의 보관 상태가 궁금했다.

“한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냥 거실 장에 잘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 라는 대답이었다”

“아이구…그러시다면 그 와인은 엄청난 와인이기는 하지만 마실 수 없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많이 아쉬우시겠지만 그냥 진열장에 장식용으로 그대로 두시는 것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엄청난 와인 하나가 누군가의 혀에서 기쁨과 감동도 주지 못하고 죽어 버렸구나'하는 생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 마디로, 그가 가지고 있는 와인은, 이젠 더 이상 샤또 무똥 롯쉴드가 아닌 것이다.
그나마 운 좋으면 고급 식초가 되었을 것이고 그것 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일 이었다.


와인은 살아 있는 유기물이다.
보관이 잘된 훌륭한 와인을 오픈 하면 최고의 아로마와 부케를 발산하면서 우리에게 속삭이듯 말을 건다.
또한 와인 특유의 생생한 과실적인 산미는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그러나 너무 오래되어 생명을 다한 와인은 복합적인 와인의 아름다운 향기는 단순하게 떨어지고 밋밋한 맛이 되어 버린다.
이런 경우 마셔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으나 그 와인이 주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잘못 보관된 와인의 경우는 아예 마실 수 없는 경우이다.
와인의 향기 대신 묵은 코르크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든가 혹은 석유나 에탄올, 비릿한 냄새, 고무 타는 냄새와 같은 기분 나쁜 냄새가 느껴진다면 이 와인은 과감하게 벼려야 할 것이다.


요즘은 여름 이전 와인 창고 정리를 위해 와인 벼룩 시장이라든가 와인 장터와 같은 할인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평소 와인 값이 비싸서 마시지 못했던 사람들에 이것만큼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다.


이런 행사에서 내놓는 와인들은 재고가 많아서 내지는, 오랜 기간 재고로 있었거나, 라벨이 손상되어서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들로 정상 가에 판매할 수 없는 와인들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50% 이상 심지어 90% 이상 할인된 와인들 이기에 잘만 고른다면 보석을 찾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 고르면 낭패를 볼 수 있는데 이를 피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 와인 병의 외관을 보았을 때 꼭 피해야 하는 상태

사실 와인은 따서 마셔보기 전 까지는 그 와인의 상태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외관상으로 보았을 때 꼭 피해야 하는 와인들이 있다.


-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가 밖으로 나온 경우
-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가 푹 젖어 있는 경우
- 와인을 오픈 했을 때 코르크 마개가 부스러지는 경우
- 와인이 밖으로 흘러나온 자국이 있는 경우
- 와인이 병목 아래에 차 있는 경우
- 저가의 와인 빈티지(Vintage 수확 년도)가 너무 오래된 경우

일부 와인들은 보관 상태가 좋았다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번 따서 맛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 와인이 좋아하는 이상적인 환경

좋은 와인이 완전히 숙성할 때까지 잘 보관 한다는 것은 투자의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와인은 살아있는 유기물이기 때문에 시간, 온도, 빛, 움직임에 따라 잘 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이상적인 와인 보관 방법을 알고 있지 않다면 오래된 비싼 와인들을 구입하여 보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왜냐하면 아주 비싼 식초를 보관해 버린 결과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아래와 같이 와인이 좋아하는 환경을 알고 있다면 더 이상 와인 보관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1. 온도
온도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15-16°C 정도 (적어도 5-18도 사이 가 좋다) 가 이상적이다.
와인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또한 한번이라도 와인의 온도가 20°C 이상 올라간 적이 있다면 그 와인은 오랜 기간 동안 숙성시키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2. 빛
완전히 어두운 상태가 최고다.
빛은 와인의 성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이동·진동
와인의 잦은 이동이나 흔들림은 좋지 않다.


4. 습도
콜크 마개가 와인과 항상 접촉해 있는 한은 특별히 걱정할 것이 없다.
공기가 너무 건조하다면 가습기를 넣어서 습도 조절을 해야 한다.


5. 와인의 위치
와인은 콜크가 습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항상 한쪽으로만 비스듬히 눕혀두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은 수년간 와인을 저장하는 동안 콜크가 너무 물러지지 않도록 해준다.


와인은 와인마다 수명이 있다.
와인마다 최고의 맛과 향을 표현 하는 기간들이 있는데 1-2년 이내에 빨리 마셨을 때 좋은 와인들이 있고 어떤 와인들은 장기간 셀러에 잘 묵혀 두었다가 제대로 숙성되었을 때 더욱 좋은 맛과 향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고가의 와인일수록 숙성의 잠재력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욱 많다.
그래서 좋은 와인들을 최적의 시기와 시간에 마시기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와인 시음 경험들을 통해 와인을 탐구하기도 한다.


좋은 와인의 구별 능력과 보관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판단은 자주 와인을 마셔보고 다양한 와인들을 접했을 때 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성순 칼럼니스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