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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동원장의 [체질칼럼]

땅에 병을 치료하는 기운이 있다 합니다

아프던 몸이 고국 방문 중엔 회복돼

필자에게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첫째는 덥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살고 있는 몇몇 한국인들을 통해 들은 인도는 계란을 포장된 도로에 풀어놓을 때 익어버릴 것 같은 숨막히고 찌는듯한 더위를 연상케 한다.


둘째는 소. 듣기로는 소가 도로를 한가로이 거닐고 사람들은 힌두교 때문에 소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셋째는 인구. 땅의 면적 자체는 결코 작지 않지만 10억 이상의 인구를 떠안고 있는 인도는 사람 살기에 좀 복잡할 것 같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그러나 현지에서 한 번도 살아보거나 그 곳을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그러한 개인적 인식이 한 순간에 변할 수가 있음을 지난 주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필자에게 지난 주, 두 명(자매지간이다)의 중년 인도 여성 환자가 방문했다.


그 중 한 사람은 필자가 그 전 킹스웨이에서 진료하던 건물 근처에 살던 분으로 당시, 몸이 좀 불편할 때 몇 번 치료를 받아 차도가 있었던지 3년 만에 이 곳까지 자신의 친동생을 동반하여 찾아 온 것이다.
(멀리서 필자를 기억하여 찾아오니 같은 한국 사람은 아니어도 인간적으로 참 반가웠다-공자도 그 같은 말을 했던가)

요통으로 함께 방문한 동생은 보석을 깎거나 광을 내는 일을 한다고 하면서 인도에도 침술과 같은 대체의학이 많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대체의학이 발달해 있다는 인도에 대한 필자의 인식-숨막히는 더위, 짐승(소)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수많은 인구-이 뇌리에 떠오르려는 순간 그녀는 인도 ‘땅’은 사람을 치료하는 신비의 능력을 갖고 있다며 할 수만 있다면 인도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다.


무슨 말인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그 땅의 기운이 뭔가 다른 느낌을 갖게 하고 그 땅이 사람을 치료하는 힘을 갖고 있다니….더위와 수많은 인구와 소로 가득한 그 땅에 무슨 신비의 능력-치료하는 힘이 있다는 것일까?

그러면 그 땅에도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을 터인데 그들은 뭐지? 그러나 그 환자는 실제로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언니도 인도를 방문하여 머무르는 동안은 그렇게 아프던 몸이 건강해 짐을 여러 번 체험했다고 한다.
자신의 모국에 대한 향수나 애정이 그들의 정신을 평온케 하여 육신까지 건강하게 한 것일까?

어쨌든 ‘땅(의 기운)’에 대한 그녀의 설명이 인도에 대한 이전의 고정된 인식에 변화를 가져다 주고 그 땅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그 땅을 한 번 밟아보고 싶은 소원까지 불러 일으킨다.
강렬한 神心과 고대 시절 독특한 (찬란한) 문명을 일구었던 그 ‘땅’에는 정말 사람을 치료하는 신비의 그 무엇이 있는 것일까?

두 인도 여성은 모두 태음인으로 감별되었다.
같은 태음인이지만 목음체질인 언니는 그야말로 깡말라 이곳 저곳 여러 군데 불편한 곳을 호소한다.
반면 동생은 목양체질로서 비교적 체중이 나가는데 다른 건강 문제는 없고 다만 최근에 시작된 요통으로 필자를 방문한 것이다.


필자는 그들을 치료하면서 태음인으로 육식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함과 동시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힌두교도로서 소를 먹지 않지 않은가? 아닌 게 아니라 그 동생이 손을 저으면서 자신들은 결코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태음인 체질이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이나 생선만 하면 어찌하나 하는 필자의 노파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소고기를 먹을 것을 권하는 것은 종교를 바꾸고 생명을 버리라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더 이상 음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최상의 치료는 자신들의 모국인 인도 땅을 밟는 것이 아닐까?

필자에게 있어 땅은 세상의 모든 것-밴쿠버 다운타운의 고충 숲의 건물들을 포함하여 높고 낮은 무수한 산들, 그리고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을 받아주고 안아주고 굴삭기로 파 들어 와도 그다지 아파하지 않고 마다하지 않는 고맙고 든든하고 희생적인 인류의 터요 어머니와 같다.


그런데 인도 같은 ‘땅’은 그 땅을 밟는 사람을 치료까지 해 준다고 하니 땅은 얼마나 영험하고 신비롭기까지 한 것일까? 인류의 눈부신 기술 발전으로 인해 무한정 얻어 내려고만 하는 땅을 한 번쯤은 애정 섞인 눈으로 마음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밟기만 해도 치료까지 해 준다고 하는 이 세상의 땅을.

권호동원장은...
▶상문고등학교▶경희대 한의과대학▶00사단 한방 군의관▶국군 덕정 병원 한방과장▶서울 유광 한의원 개원▶밴쿠버 이민 (1996) ▶다니엘 한의원(1997-) (604-438-7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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