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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항생제 오.남용, 만성 설사질환 가능성 높인다

심각한 만성 설사질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올해 52세 되는 박 씨는 지난 한 달 이상 설사 때문에 큰 고생이다.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신호가 오니 어디 아무데도 마음 놓고 갈 수도 없는 지경이다. 지난 주에는 회사에서 큰 모임이 있었는데 몇 번씩 급하게 화장실에 가야 하니 주위 사람들 보기 보통 민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전혀 배변의 문제라고는 없던 박 씨가 설사병이 생긴 것은 두 달 전 방광염을 심하게 앓은 후부터이다. 방광염은 항생제로 치료가 된 듯 싶지만 박씨의 생각으로는 마치 방광염과 설사가 어떤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박씨의 증세를 자세히 들어보니 대변의 횟수는 하루에 여덟 번 이상으로 아랫배의 가벼운 통증이 동반되었다. 대변은 완전히 물 설사 그 자체이고 피가 보이지는 않았고 구토나 발열현상도 없었다.

박씨의 설사질환은 아주 최근 즉 두 달 안에 생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즉 무엇인가 지난 두 달 안에 생긴 일에 의해 발생한 일인 것이다. 여기서 박씨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의 원인에 대한 힌트는 방광염 병력이 제공하고 있다. 박씨가 방광염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항생제로 인해 생긴 문제인 것이다. 대장 내시경 검진 결과 박씨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 difficile) 이라는 세균성 설사질환으로 판정되었고 항생제 플레질이로 완쾌할 수 있었다.

박씨가 가졌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가 겪는 비교적 매우 흔한 대장 감염의 원인균이다. 항생제를 현재 복용하고 있거나 최근에 복용한 적이 있는 환자들은 감염될 확률이 높다. 항생제가 장내 정상 세균들을 죽이게 되면 C. difficile균이 대장에서 번식하게 되어 독소를 생성 분비하여 설사 및 여러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C. difficile균에 감염되었다고 모두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 중 대다수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세균 보균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C. difficile 균이 생성한 독소는 설사.복통.발열.백혈구 수치의 증가, 구토 등을 일으킨다. 심하게 감염된 환자들의 경우 장 내벽에 심한 염증이 생기게 되어 대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드물게는 장벽이 헐어 구멍이 생겨 복강 내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클린다마이신(Cleocin)같은 항생제가 C. difficile 장염의 원인으로 널리 알려져 왔었지만 이제는 흔히 처방되는 어느 항생제든지 연관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을 진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채변검사이다. 이는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변을 채취하여 변 속에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생성하여 분비하는 독소의 유무상태를 직접 검사하는 방법이다. 또한 대장 내시경을 통해 직접 변과 변의 분비물을 채취하여 독소검사를 하고 C. difficile 독소에 의해 장 내벽이 얼마나 손상되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의 치료는 탈수를 교정하고 종래의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고 C.difficile균을 박멸하는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C. difficile에 효과적인 항생제로는 메트로니다졸(FLAGYL)과 뱅코마이신(VANCOMYCIN)이 있으며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2~3일 내에 호전되어 10일 내에 완전히 나아질 수 있다.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항생제 남용과 오용에 유의 해야 한다. 항생제를 사용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항생제를 스스로 복용하거나, 정확한 진단 또는 적절한 처방 없이 사용하는 것은 삼가 해야 한다. 또한 무증상 상태인 보균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손을 잘 닦고 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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