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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아주 특별한 결혼식

신문을 펴자마자 코로나 뉴스를 찾는다. 코로나 상황을 확인하는 일이다. 손녀의 결혼식 날짜가 11월 마지막 주로 정해졌었다. 10월만 해도 소규모 가족모임은 24명까지 된다고 했는데 11월 들어서면서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더니 결국 15명으로 제한됐다. 그래도 신랑집 뒷마당에서 할 텐데 인원이 좀 넘으면 어떠냐 했는데 신부 작은 아버지인 내 작은 사위는 법은 꼭 지켜야 된다며 안 된단다.

그런데 더 큰 일은 주례를 맡게 된 분이 타주에서 오게 돼 있는데 코로나 격리 관계로 올 수 없게 됐다고 결혼 5일 전에 연락이 왔다.

푸른 색 인조 담장을 높이 설치하고 튼튼하게 나무로 만든 아치에 예쁜 장식을 해 식장을 완성시킨 것이 결혼식 이틀 전이었다. 해가 진 후 가족의 만찬을 위한 식탁을 설치하고 전등도 달았다.

주례는 여러 번의 주례 경험이 있는 큰 사위가 사회는 50이 넘은 내 아들이 맡았다. 3남매가 총동원된 결혼식이었다. “사회는 신랑 친구가 해야 되는데 정부지침으로 오늘 하루는 제가 신랑 친구가 되었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줌 화면 속에 얼굴들이 웃는 모습이 보였다.



텍사스, 라스베이거스, 한국, 사우스캐럴라이나, 버지니아 등지에서 모두 230여명의 친족, 친구, 지인들이 줌을 통해 결혼식을 보았다. 줌 방을 여러 개로 나누어 신랑 신부, 양가 부모가 차례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인사도 하고 모두의 축하 속에 결혼식이 무사히 끝났다. 카톡방에 ‘가족 결혼식이라 아주 특별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이었다’ ‘너무 즐거웠다’ 등의 인사가 계속 들어왔다.

딸을 끌어 안고 눈물 흘리던 작은사위 때문에 나도 딸을 보내던 옛날 생각에 눈물이 났다. 참 이상하게 변한 세상의 정말 특별한 결혼식이었다.


정현숙·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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