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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지금 이곳’이 가장 행복한 순간

지구가 365일 걸려서 해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돌기 시작하면 해가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 해를 새해라고 부른다. 누구든지 새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그래서 해가 바뀌면 한국에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고 미국에선 ‘해피 뉴 이어’라고 새해 인사를 한다. 프랑스에서는 ‘보나네 (Bonne annee)’라고 새해 인사를 한다. 프랑스인들은 바뀌는 해를 ‘새’ 해라 하지 않고 ‘좋은’ 해로 표현한다. 다시 시작하는 좋은 해가 곧 행복한 해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올해 연말 풍경은 좀 쓸쓸하다. 모두가 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새해’라는 낱말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새해란 해의 숫자가 하나 더 늘어났고 우리의 목숨은 더 짧아졌다는 뜻밖에 없는 데도 사람들은 새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나 젊은이들에겐 앞으로 살 날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새해란 낱말이 그런대로 뜻있는 말이 될 수 있겠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에겐 지난 날의 삶을 되새겨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앞날을 바라보는 뜻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해를 꼭 새것과 똑같은 뜻으로 여기는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미국의 철학자 윌 듀란트는 “새것이란 없으며 다만 다시 살려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도 “제 시간을 잘 살려 쓰는 일은 마치 제가 하는 일에 스며드는 한 줄기의 빛(희망)과 같다”라고 일갈했다.



슬기로운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새것이 언제까지 새것으로 남아있지 않고 머지않아 낡은 것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 낡은 것을 새것처럼 잘 살려서 쓸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새것에 버금간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엄부렁한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새해지만 사람들이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마냥 기뻐하면서 맞이하는 것이다.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을 맞이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치지만 새해와 행복은 본디 원앙처럼 썩 잘 어울리는 앙상블은 아니다. 로버트 잉거솔이 이런 말을 했다. “지금이 가장 행목한 때고, 여기가 가장 행복한 곳이다.”

그러므로 하루 하루의 지금과 한 달 한 달의 지금과 그리고 한 해의 지금에서 행복을 찾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행복을 구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행복은 새해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드는 것이다. 하늘은 제 스스로 제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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