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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懲罰 <징벌>

세상에 징벌만큼 다양한 것도 드물다. 징벌은 실수나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강제되는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 처벌이다. 절대 권력일수록 징벌은 혹독했다. 중국 고대의 절대 왕권은 징벌을, 자연 법칙으로 포장하기를 좋아했다. 절대 권력자인 천자(天子)가 내리는 징벌은 자연법칙과 동격이며, 따라서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을 담기 위해서다.

중국이 창안한 자연법칙은 오행(五行)이다.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는 “하늘에 오행이 있으니, 수화금토목(水火金土木)이다. 오행은 때를 나눠 만물을 생육한다”고 설명한다. ‘상서(尙書)’, 즉 ‘書經(서경)’에도 오단(五端), 오례(五禮), 오교(五敎), 오벌(五罰), 오과(五過) 등 오전(五典)이 나온다. 오행의 원리를 준용한 분류다.

자연, 징벌도 오형(五刑)이 됐다. 사형(死刑), 궁형(생식기 제거), 월형(발꿈치 베기), 의형(코 베기), 경형(얼굴과 팔뚝에 죄명 새기기)이다.

성경(聖經)에도 수많은 징벌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와 40년간 광야를 헤맨 것도, 70년간 바벨론 유수(幽囚)를 겪은 것도 모두 하나님의 징계였다.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우리 어머니도 자식을 그처럼 혹독하게 징계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이라며?”라고 반문한다.



기독교는 설명한다. ‘공의(公義)의 하나님’이기에 ‘징벌 없는 죄 사함’은 없다고. 또 얘기한다. 징계는 ▶회개를 통해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하나님만 의지하게 만들려는 연단(鍊鍛)의 과정이라고. 코로나 재앙도 불순종과 교만으로 인한 하나님의 징벌로 이해한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회개의 무릎을 꿇는다.

최근 한국 법무부는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언론 보도를 일반 제조물처럼 간주해 잘못된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배상액을 부과하는 제도다. 언론보도를 상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리고 언론을 법으로 옥죄는 것이 옳은가, 같은 ‘공자님 말씀’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렇게 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진세근 /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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