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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 대선, 코리안 어메리칸의 고민

토니 채 | 텍사스 중앙일보 부사장 겸 편집국장

“이민 정책은 어떨지 몰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게 유리하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지난 7월 달라스에서 열린 ‘통일 강연회’에서 한 말이다. 당시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되기 전으로, 통일 문제 전문가의 입장에서 미주 동포사회의 역할을 설명하는 취지에서 한 말이다. 정 수석부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 즉, 코리안 어메리칸들에게 큰 숙제를 안겼다.

한반도 비핵화, 더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는 누가 뭐래도 북한과 미국이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한 때 서로를 비난하며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 넣었던 장본인이다. 그러던 그들의 관계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반전됐다. 둘은 급기야 정상회담을 수 차례 가졌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은 극에 달했다.

한반도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워낙 변칙적인 국가원수인데다, 예측불허의 ‘괴짜’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국내 정치용으로 외교 성과가 필요했고,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하지 못했던 한반도 평화협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정은 역시 체제 유지의 돌파구가 필요했고, 트럼프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한국 국민의 관점에서 트럼프는 한반도 평화협정의 실마리를 풀어줄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가 변칙적이든, 괴짜든 상관 없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양국 원수로 있는 지금의 타이밍을 살리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모국을 걱정하는 일부 코리안 어메리칸들에게 트럼프는 참으로 고민스러운 존재다. 무엇보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민정책이 팍팍해졌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불법 이민자들을 범죄자 취급했고, 합법 이민자들에 대한 정책도 갈수록 옥죄여가고 있다. 국격을 떨어트리는 나라 안팎에서의 언행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의 범법 행위를 수사하라고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원 탄핵 조사가 시작될 분위기다. 한인들 중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민자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잣대로 트럼프를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총기규제, 외교안보, 경제 등 미국사회는 지금 다양한 현안들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코리안 어메리칸들에게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정 이슈가 다른 현안들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되는 게 한반도 문제에 유리한 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020년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코리안 어메리칸이라면 한번쯤은 모국의 평화, 통일의 미래를 생각해보자. 그게 코리안 어메리칸으로서 감당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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