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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Lee의 시시각각] 한인사회 활력소가 필요하다

James Lee
James Lee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09 16:10

경자년 새해 첫 해맞이를 위해 미시간 호숫가를 찾았다. 해 뜨는 시각인 오전 7시 18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했다. 그런데 포스터 길과 미시간 호수가 만나는 곳의 공원에 도착해 보니 파킹랏이 텅텅 비어 있었다. 순간 올해부터 한인들의 새해 해맞이 장소가 바뀌었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이겠지 하며 차 밖으로 나왔다. 혹한은 아니지만 화씨 29도 정도에 호숫가 바람이 불어 제법 차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갑에 방한모 등을 갖추고 왼쪽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와이프와 함께 공원 도로를 따라 남쪽 몬트로스 길로 뛰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새해 첫 일출을 찍기 위해 사진기를 거치대에 올려 놓는 이들과 공원을 걷는 몇 명의 주민들을 제외하곤 새벽 가로등만이 빛을 밝히고 있었다.

땀이 약간 날 듯한 거리를 뛰고 나니 수평선 너머가 붉게 물들어 왔다. 일출을 보기 위해 서둘러 돌아왔다. 여전히 예년과 달리 파킹랏은 많이 비어 있었다. 호숫가에 모인 한인 동포들 숫자도 너무 적었다. 징소리가 울리고 사물놀이가 한바탕 펼쳐지는 가운데 새해 인사를 건네고 덕담을 나누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적막했다. 미시간 호수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른 경자년 첫 해는 장관을 이루고 있었지만 한인회장은 물론 각 단체장들의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

6개월 전 출범한 한인회 회장단 및 임원들은 그 시각 떡국 행사를 위해 켓지 길 노인복지센터에 모여 있었다고 한다. “한인회장이 동포들과 해돋이 행사에 참여하고 같이 떡국을 먹으러 갔으면 좋았을텐데, 어디 계신가?” 하는 한인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해맞이를 동포와 함께 하고 한인사회 발전을 기원하던 새해 행사는 이렇게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6개월, 한인회는 조용했다. 연말도 그랬고 새해를 맞이해도 조용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 행사 해 봤자 소용없다” 혹은 “구설수에 오르기보다는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낫지”라는 마음이 만연해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 볼 일이다.

이는 한인회뿐 아니라 동포 사회 전반에 걸친 이야기다. 한인 단체 중 그래도 손가락에 꼽힐만한 단체들의 리더십이 실종된 채 표류하고 있다. 한인회, 평통 등은 거창했던 회장 취임식 외 이렇다 할 첫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한인상공회의소는 한인 축제마저 포기하고 차기 회장 선출이 오리무중인 상태이고 체육회 역시 차기회장 선출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송년 행사도 뜸했다. 와중에 한미상록회는 총회를 재소집하면서까지 새로운 수장을 뽑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주류사회는 주식 시장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니 불경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시카고 한인사회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한인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주요 단체들의 분발이 촉구된다.

복지부동의 리더십은 필요 없다. 뭔가를 추구하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추진해 가야지 행사를 벌이면 부정적인 말이 나올 것을 걱정하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임기 내 과연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조직을 이끌며 회원들 간 불협화음을 없애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시의적절 하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정도일 것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경쟁 관계에 있는 곳을 어떻게 해서든지 매도하고 깎아내려 자기만 살려고 하다가는 제3자가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를 흔히 본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분석하지 못하고 타도할 목표물 설정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탐욕의 결과이다.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동포사회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기관 단체는 물론 교계, 친목 모임 등 한인사회 모두가 반목이나 질시보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일리노이 인구가 줄어들고 시카고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이 상황에 우리는 과연 책임이 없는 것일까?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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